북한은 김일성이 출생한 1912년을 원년으로 하는 연도 표기 방식을 공식적으로 사용해왔죠.
바로 '주체연호'라 불리는 표기 방식인데, 북한이 최근 이 주체연호의 사용을 중단하기 시작한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또 김일성·김정일의 유훈인 통일을 포기하고 헌법에 한국을 적대국가라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 강재묵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 기자 】
지난 12일 발행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한 페이지입니다.
2024년이라는 숫자 앞으로 '주체 113'이라는 표기가 보입니다.
하지만 이튿날부터는 이 같은 표기가 내리 사라진 것이 쉽게 확인됩니다.
김일성 주석을 기리기 위해 사용하는 '주체연호'가 언론 매체에서 사라진 겁니다.
주체연호는 지난 1997년 김일성 사망 3주기 당시, 김일성이 태어난 1912년을 원년으로 지정한 북한식 연도표기 방식입니다.
김일성에 대한 찬양과 우상화를 목적으로 제정됐는데, 이 같은 표기가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 인터뷰(☎) : 홍 민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자신의 정책 기조를 김정은 시대에 맞게 새롭게 노선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선대와 일정한 거리감, 단절을 표시하는 부분도 필요하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통일부는 "선대에 의존하지 않는 김정은 독자 우상화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은 최근 경의선·동해선 폭파 소식을 보도하며 "대한민국을 철저한 적대국가로 규제한 공화국 헌법의 요구"에 따랐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개최한 최고인민회의에서 '대한민국은 적대국가'라는 내용의 헌법 개정이 이뤄졌음을 간접적으로 밝힌 겁니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훈이었던 통일을 헌법에서 지우기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해 김정은 위원장이 '선대 지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MBN뉴스 강재묵입니다. [mook@mbn.co.kr]
영상편집 : 양성훈
그 래 픽 : 유영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