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관리위원회 5급 직원 A 씨.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휴직계를 냈다 선거 직후 복직했지만, 1년 도 안 돼 4급으로 승진했습니다. 6급인 B 씨와 C 씨 역시 지난 2020년 총선을 5개월 앞두고 휴직했다가 11개월 만에 복귀했습니다. 하지만, 5급으로 승진하는 덴 아무런 영향이 없었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의원실에 따르면 이렇게 선거를 반년도 안 남기고 휴직했던 선관위 직원은 255명, 그 중 복직하고 1년 도 안돼 승진한 사람은 23명, 13.2%에 달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선관위 근무성적 평점은 승진후보자명부 작성일로부터 5급 공무원은 최근 3년, 6급‧7급은 2년, 8급 이하는 1년 기간을 평정한 평정점으로 산정하는데 여기 허점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휴직 기간이 6개월 이상으로 6급 이상 승진하기 위해서는 4차례 중 2차례의 휴직 기간이 평점으로 포함되지만, 승진에는 크게 작용하지 않은 겁니다.
이렇다 보니 선거 업무가 가중되는 선거를 앞두고 휴직해도, 복직 뒤 별다른 불이익 없이 승진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점을 노리는 '얌체족'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실제 2018년 지방선거 때 30명에 불과하던 선거 6개월 전 휴직자 수는 2020년 총선 때 60명, 2022년 지방선거와 2024년 총선 때는 각각 85명, 80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복귀 시점도 2018년엔 1년 이상 장기 휴직이 21명으로 70%였지만, 올해 총선엔 1년 넘는 장기 휴직은 17.5%에 불과했고, 6개월도 안돼 복직한 사람이 27명, 33.8%에 달했습니다.
↑ 자료=양부남 의원실 |
양부남 의원은 “선거를 6개월 앞두고 휴직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자 경력직 채용으로 빈자리를 메꾸고, 그 과정에서 부정 채용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선거를 앞두고 휴직한 직원들에 대해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되겠지만,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먼저 승진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 |
[ 정태웅 기자 | bigbear@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