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을 앞두고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죠.
금은방 상인들은 가격이 올라 좋을 것 같지만, 오히려 어느 때보다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울상입니다.
그나마 골드바 수요만 있고, 반지나 목걸이 같은 장신구는 찾는 이가 적어 세공비 등 남기는 게 없다고 합니다.
경제기자M, 김태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종로 귀금속 거리의 한 도매 상가입니다.
가뜩이나 불경기 탓에 가게가 썰렁했는데, 최근에는 손님 발길이 더 끊겼습니다.
금 1kg 가격이 연초 대비 47% 상승해 한 돈에 50만 원이 훌쩍 넘어버릴 정도로 치솟으면서, 예물과 돌반지 등을 찾는 이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강영근 / 금은방 상인
- "(손님이) 거의 3분의 1로 감소했다고 봐야죠. 예물을 거의 하지 않고, 어쩌다가 한다 하면 순금 일부를 하는데 그나마 양이 대폭 줄었어요."
시세를 모르고 금은방을 찾은 손님들도 가격을 듣고 놀라기 일쑤입니다.
▶ 인터뷰 : 금은방 손님
- "가격 좀 부담스러운 거 같아요. 관심 있게 들어갔는데 이제 관심 없어졌어요."
취재진이 찾은 한 금은방 상인은 금반지에 붙은 다이아몬드를 분리하고 있었습니다.
장신구 수요는 줄어들지만, 금값은 더 오른다는 전망에 가격이 보장되는 골드바를 만드는 게 더 낫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금은방 상인
- "금은 이렇게 해서 순금으로 바꿔 온다는 말이에요. 팔든지…."
▶ 인터뷰 :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투자의 의미로 되팔 수가 있기 때문에 골드바에 대한 수요는 아직도 꽤 있는 반면에 금반지, 금팔찌 등 금 장신구 같은 경우에는 세공비라든가 분석료에 추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금 거래대금은 2조 원에 육박해 지난해 거래대금을 이미 뛰어넘을 정도로 금 투자 인기는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액의 골드바 투자자만 이익을 볼 뿐, 소소하게 반지나 목걸이를 사고파는 서민이나 세공비가 주 수입원인 금은방 상인은 그저 쳐다만 보는 신세가 됐습니다.
MBN뉴스 김태형입니다. [ flash@mbn.co.kr ]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그래픽 : 백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