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불면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물인 졸피뎀은 조금만 복용해도 정신이 몽롱해질 만큼 효과가 매우 강력하다고 합니다
이 성분이 들어간 수면제는 그래서 신중히 처방을 해야 하는데, 단 30초 만에 20알을 처방받는 등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구하기가 쉽다고 합니다.
안정모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마약류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졸피뎀은 뇌를 진정시키는 특징 때문에 수면제로 사용됩니다.
의존성이 강하고 복용한 뒤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투약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졸피뎀 성분이 들어간 수면제가 병원에서 아주 쉽게 처방되고 있습니다.
직접 병원을 찾아 '잠을 잘 못 잔다'고 했더니, 불과 30초 만에 20일치 처방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내과 전문의
- "안녕하세요. 잠이 잘 안 온다고 하셨죠? 한 20일(분)까지 드릴게요."
규칙적인 운동 등 '비약물적인 치료를 우선하라'는 식약처 매뉴얼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내과 전문의
- "약 말고 행동으로 치료하는…."
= "그건 좀 복잡해. 저녁을 적게 먹고 뭐, 잠 안 오면 반 알씩 드세요."
다른 병원들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 인터뷰 : 가정의학과 전문의
- "잠은 잘 못 자는 거죠? (네.) 일주일 먹어보고 계속 이게 의존되고 중독되면 정신과 가고. 되셨어요."
▶ 스탠딩 : 안정모 / 기자
- "직접 처방받은 졸피뎀 28일치입니다. 취재진이 직접 10곳의 병원을 방문해보니 8곳의 병원에서 단 몇 분만에 졸피뎀을 처방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 인터뷰(☎) : 조성남 /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장
- "이 사람이 꼭 필요한 사람인지 왜 이거를 써야 되는지에 대한 검증 없이 그냥 말 한마디 듣고 처방해도 아무런 저기가 검증이 안 되니까…."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처방되는 마약류 수면제, 남발되지 않도록 의료기관에 대한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안정모입니다. [an.jeongmo@mbn.co.kr]
영상취재 :배병민·김영진 기자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