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이 집중보도해 드리고 있는 공모주 투자 사기사건 후속보도 이어가겠습니다.
사기 조직이 벌이는 수법은 매우 교묘했습니다.
2~3개월에 걸쳐 실제 책을 나눠주고 주식 공부도 하면서 신뢰관계를 쌓은 뒤 투자금을 유인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최은미 기자가 그 수법을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책을 줄 테니 함께 공부하자는 SNS 광고를 믿고 실제 가입하기를 클릭하면 먼저 네이버 밴드로 초대됩니다.
들어가 보니 100명 넘는 인원이 미국 시황부터 국내 증시 현황 같은 정보를 받으며 정말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보내준다던 주식 관련 책도 도착했습니다.
▶ 인터뷰 : 투자 사기 피해자
- "신뢰를 주는 기간인 거예요. 한 달 동안 내내 시간을 투자해서 교육도 시켜주고, 이런 모습을 보여주면서 신뢰를 쌓는 거죠.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마음이 사실 열리거든요."
그렇게 경계심이 사라졌을 즈음, 텔레그램방으로 초대합니다.
옮겨간 방 이름은 '백억 프로젝트' 실전투자방.
50명이 모인 방에는 현직 맥쿼리 증권 분석가라는 교수 1명과 매니저 1명이 배치됐습니다.
▶ 인터뷰 : 투자 사기 피해자
- "이 사람(교수) 유명한 사람이구나, 네이버에 검색을 했는데 바로 나오니까, 대체로 네이버나 유명 포털 같은 경우는 신뢰를 많이 하니까. 수석 컨설턴트 뭐 이런 식으로 나오고 그러니까 소속 정확하고 학력 있고 그러니까 저희들로서는 그 사람을 믿게 된 거죠. "
하지만, 교수의 화려한 업적과 프로필은 가짜였습니다.
피해자들이 검색해볼 것에 대비해 가짜 웹페이지를 만들어 네이버 상단에 검색되도록 만든 것입니다.
매니저의 역할도 컸습니다.
보통 20~30대 젊은 여성인데, 개인적인 사진을 보내주며 일상을 공유하고, 함께 복습하자고 제안하는 등 의심할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투자 사기 피해자
- "계속해서 연락도 오고 뭐 어떻게 지내셨어요? 날씨 추운데 뭐 잘 지내셨어요? 요새는 뭐 투자하고 계신 건 잘되세요? 사업은 잘되세요? 이런 식으로 항상 안부도 묻고 하니까 순간 방심을 하게 되는 거죠."
2~3개월에 걸친 치밀한 사기행각에 피해자 중에는 기사를 보고 나서야 자신이 사기당했다는 사실을 안 사람도 있습니다.
피해자들이 어리석어 당한 것 아니냐는 조롱성 댓글도 있지만, 이 정도의 교묘한 수법이라면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얘기입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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