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계와 우즈벡계 민족 사이에 분쟁이 벌어진 키르기스스탄에서는 살인과 성폭행을 비롯한 끔찍한 폭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종 청소'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지만, 키르기스 정부는 이 사태를 해결할 힘이 없고, 국제사회도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키르기스스탄 민족 분쟁의 진원지인 오슈.
우즈벡계 주민들의 집 대문과 담벼락, 지붕에 'SOS'라는 글자가 눈에 띕니다.
키르기스계 주민들의 폭행과 방화에 대비해 우즈벡계 주민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간절한 메시지입니다.
▶ 인터뷰 : 우즈벡계 주민
- "아무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우리를 보러 온 사람도 없습니다. "
도시 곳곳에서는 불에 탄 시신이 발견됩니다.
우즈벡 여성을 상대로 한 성폭행도 공공연하게 저질러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성폭행 피해자 가족
- "사람들이 이 여자 아이를 보더니 아버지 앞에서 성폭행했습니다. "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말살하는 이른바 '인종 청소'의 참극이 벌어진 것입니다.
우즈벡계 주민들은 우즈벡으로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우즈베키스탄은 피난민이 몰려들자 국경을 닫아걸었습니다.
키르기스 대통령이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쟁에 시달리는 키르기스 정부가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키르기스와 가까운 러시아, 키르기스에 주둔군이 있는 미국도 서로 자극하지 않기 위해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190여 명.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희생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 [ 2kwon@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