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부 공항에는 활주로 끝 바닥에 EMAS라는 시설이 설치돼 있습니다.
비행기가 그곳을 지나가면 그릇이 깨지듯이 땅이 꺼지면서 비행기를 빠뜨려 속도를 줄이는 구조물입니다.
8년 전에는 미국 부통령을 구하기도 했죠.
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해 국내에도 EMAS 설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여혜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6년 마이크 펜스 당시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탄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탈했습니다.
▶ 인터뷰 : 뉴욕 라과디아 공항 관제사 (지난 2016년)
- "공항에 긴급상황이 생겼습니다. 사고에 대해 알고 계시죠?"
항공기가 지나간 자리를 따라 바닥이 깊게 파였는데 항공기는 안전하게 멈췄습니다.
다친 사람도 없었는데, EMAS라는 구조물 덕분입니다.
활주로 끝의 바닥을 부서지기 쉬운 재질로 만들어 항공기가 그 위를 지나가면 늪에 빠진 듯이 속도를 늦춰줍니다.
항공기가 제대로 멈추지 못하는 '오버런' 사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로, 도심이나 오래전에 지어진 공항처럼 완충지대가 부족한 공항의 안전을 위해 고안된 신기술입니다.
지난 2010년 미국 찰스턴 예거 공항과 2018년 버뱅크 공항에서도 활주로를 이탈한 항공기가 EMAS를 지나가며 안전하게 정지했습니다.
현재 미국 70여 개 공항에 설치돼 있고 미국 연방항공청은 지금까지 22번의 항공기 오버런 사고를 막았다고 설명했습니다.
EMAS 설치는 국제 표준상 의무는 아니지만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만큼 국내에도 설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이근영 / 한국교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
- "항공기가 어떤 이유에서라든지 활주로를 벗어나서 과주하는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EMAS가 설치되어 있으면 제동이 효과적으로 되고 항공기에 있는 생명이 보호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만과 일본에서도 활주로가 짧은 공항에 EMAS를 추가하고 있는데 국내에는 아직 한 곳도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MBN뉴스 한여혜입니다. [han.yeohye@mbn.co.kr]
영상편집 : 김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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