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사망한 북한군 일기장 공개…"제가 저지른 죄는 용서할 수 없지만"

범죄자 출신 러시아로 파병 정황 담겨 "조국은 나에게 새로운 기회 줬다"
"이곳에서 승리하고 조국으로 돌아가면 어머니 당에 청원할 것"

↑ 북한군 하급병사 정경홍이 쓴 일기장 / 사진=연합뉴스(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서 사망한 한 북한군 병사의 일기장이 공개됐습니다. 해당 일기장 안에는 북한이 범죄자 출신을 러시아로 파병한 정황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28일) 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망한 북한군 하급병사 정경홍의 일기장을 공개했습니다.

정경홍은 일기장에 "소대 주임상사로 진급할 기회라는 축복이 주어졌지만, 당의 사랑도 저버리고 최고사령관 동지에게 배은망덕한 짓을 저질렀습니다"며 "제가 저지른 죄는 용서받을 수 없지만 조국은 나에게 인생의 새로운 기회를 줬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또 "이곳에서 승리하고 조국으로 돌아가면 어머니 당에 청원할 것"이라면서 일기를 마무리했습니다. 다만 당에 무엇을 청원할 것인지에 대한 것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일기 내용이 확실한 증거는 아니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병사 중 일부는 사면이나 감형 등을 약속 받은 범죄자 출신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옵니다.

실제 정경홍은 한국의 이병 계급으로 소개됐지만, '소대 주임상사로 진급할 기회'가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군 경력이 짧지 않지만 특정 사정 탓에 이병으로 강등 당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군도 "편지 내용에 따르면 북한은 단순한 병사가 아닌 엘리트 전투원을 러시아에 파병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우크라이나 군은 정경홍의 일기에 앞서 그가 작성한 편지도 공개했습니다.

[지선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sw99033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