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지도자라는 잘못된 이미지 만들어"
"트럼프, 조종하기 쉬운 사람…김정은·푸틴도 알고 있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국적 인지도를 크게 높였던 TV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의 전 홍보 담당자가 현지 시각 17일 "트럼프가 성공한 지도자라는 잘못된 이미지를 만들었다"며 공개적으로 반성문을 썼습니다.
↑ 폭스뉴스 출연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사진=AFP 연합뉴스 |
NBC 방송에서 '어프렌티스' 홍보를 지휘했던 존 밀러 전 NBC 마케팅 담당 이사는 유에스뉴스에 기고한 '우리가 괴물을 만들었다: 트럼프는 '어프렌티스'를 위해 만들어진 TV 판타지였다'는 글에서 쇼에서 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미지에 대해 "최소한으로 말해도 상당한 과장이었으며 최악의 경우에 그것은 실제보다 더 성공적으로 보이게 한 잘못된 이야기였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가 '어프렌티스' 방송 전에 4번이나 파산 선언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쇼 홍보를 위해 성공한 비즈니스맨이라는 '가짜 뉴스'를 만들어 전파했고 결과적으로 그가 정치적 거물이 되는 데 일조했다는 겁니다.
밀러는 "성공한 대부분의 CEO는 리얼리티쇼에 출연하기에는 너무 바빴고 쇼에서 승리한 아무나 고용하길 원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는 촬영할 시간이 많았고 관심을 받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 걱정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차 파산선언을 했다고 지적한 뒤 "우리가 홍보한 트럼프 이미지는 매우 과장된 것이며 가짜뉴스였다"면서 "우리는 마케팅에 성공했지만, 트럼프가 성공한 지도자라는 잘못된 이미지를 만들어 돌이킬 수 없는 해를 끼쳤다. 후회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교묘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조종하기 쉬운 사람"이라면서 "그는 칭찬에 관한 한 채울 수 없는 구멍이기 때문에 아무리 많이 해도 충분하지 않다. 그는 아첨하면 고분고분해진다. 러시아의 스트롱맨 블라디미르 푸틴과 북한 독재자 김정은도 이것을 알아차렸다(discovered)"라고 말했습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프렌티스에서 흑인과 백인 간 대결을 진행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거론해 광고주들이 인종 간 대결은 싫어할 것이란 취지로 에둘러서 반대했다고 전한 뒤 "그는 그것이 왜 그렇게 나쁜 아이디어인지 이해를 못 했다"면서 "그는 의심스러운 판단력을 갖고 있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밖에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쇼 참가자를 향해 '당신은 해고야'라고 말한 장면을 촬영하면서 유명해졌던 회의실에 대해 "세트장이었다"면서 "그의 실제 회의장은 TV 촬영을 하기에는 너무 낡고 허름했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04년부터 NBC 방송의 서바이벌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
뉴욕을 배경으로 진행된 어프렌티스는 연봉 25만 달러의 트럼프 계열사 인턴십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 과정을 그린 일종의 직업 오디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