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비둘기 불임 모이' 주장 나와…"외국서 들여왔는데 돌아갈 곳 어디 있나"
비둘기 등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야생동물에 대해 '피임약'을 모이에 섞어 주는 실험이 세계 과학자들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 비둘기 자료화면. / 사진 = MBN |
현지시각 18일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특수 먹이통이나 미끼 상자에 피임약이 든 헤이즐넛 크림이나 곡물 등을 채우는 방법으로 개체 수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현재 불임 모이를 통해 비둘기 수를 줄이는 실험을 하고 있으며, 미국 하와이에서도 야생 닭 개체 수 조절을 위해 불임 모이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스페인의 경우 불임 모이를 통해 55% 개체수 감소에 성공했고, 미국의 '세인트 폴' 시에서도 비둘기 불임 사료 제공을 통해 개체수를 50% 가량 줄이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에서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회색 다람쥐의 개체 수 확대를 막기 위해 마찬가지로 피임약이 든 먹이통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붉은 다람쥐보다 덩치가 큰 회색 다람쥐만 열 수 있는 문이 달린 먹이통에 경구 피임약이 든 먹이를 넣어 유포 중인데, 예비 결과에 따르면 이는 실제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이러한 불임 모이를 비둘기나 회색다람쥐 등이 아닌 다른 동물이 먹어 생태계에 교란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또한 불임 모이는 주기적으로, 지속적으로 노출돼야 효과가 더 커지기 때문에 이를 위한 방안도 논의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사진 = MBN뉴스 방송화면 |
한편, 국내에서도 비둘기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먹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불임 모이를 주자는 주장이 나온 바 있습니다.
지난 2월 20일 한국동물보호연합과 승리와 평화의 비둘기를 위한 시민모임은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우리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행사를 위해 외국에서 비둘기를 수입해 도시에 풀었다. 야생이 아닌 외국에서 데려다 도시에 풀어놓은 개체인데 돌아갈 야생이 어디있냐"면서 "불임 모이를 급여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이들 단체는 "이 법안을 처음 들었을 때 참 사람이 살아가기 힘들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해당 법안을 즉시 폐기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