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PET 영상(자료사진) / 사진=연합뉴스 |
특정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반드시 '알츠하이머'에 걸린다는 논문이 발표돼 학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의 후안 포르테아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APOE4 유전자 동형접합형’ 보유자는 사실상 알츠하이머에 걸릴 운명이라는 주장이 담긴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은 생명과학과 의학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인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실렸습니다.
APOE 유전자는 체내의 지방 대사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그 변이형 중 하나인 APOE4 유전자는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APOE4 유전자를 한 개만 물려받으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커지고, 두 개인 ‘동형접합형’ 유전자를 물려받으면 그 위험성이 더욱 커진다는 사실이 수십 년 전에 밝혀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연구를 통해 부모 모두에게 APOE4를 물려받으면 '반드시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게 된다'는 단정적인 주장이 처음으로 제기됐습니다.
연구진은 미 국립 알츠하이머 협력센터가 기증한 3,297명의 뇌와 3개국 최소 1만 명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APOE4 유전자 동형접합형을 보유한 65세 이상의 사람들 중 95%의 뇌척수액에서 ‘아밀로이드 베타’가 비정상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알츠하이머는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단백질이 뇌에 쌓여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APOE4는 알츠하이머병 발병의 가장 위험한 유전적 요소로 간주된다”며 “인구의 2~3%가 APOE4 사본을 2개 갖고 있기 때문에 APOE4에 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연구단은 특히 한국인의 약 20%가 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어 세계 평균보다 3배 이상 발병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다소 급진적인 주장에 학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UCL 유전학 연구소의 데이비드 커티스 교수는
그는 “APOE4가 동형접합형이냐 아니냐에 상관없이 알츠하이머 환자 기저질환 발병 과정은 대부분 유사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