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본 정부, 교과서 역사 왜곡을 즉각 시정하라"
↑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내 독도체험관을 관람하는 시민들 / 사진 = 연합뉴스 |
내년부터 사용할 일본의 새 중학교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 '한국이 불법 점거했다' 등의 억지주장이 대거 실립니다.
오늘(22일) 일본 문부과학성은 교과서 검정심의회를 열어 중학교에서 2025년도부터 쓰일 교과서 심사 결과를 확정했습니다.
그중 검정을 통과한 중학 사회과 역사(8종), 공민(6종), 지리(4종) 교과서 18종 가운데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했다"는 표현이 들어간 교과서가 15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의 불법 점거' 주장은 공민과 지리 교과서에는 모두 기술됐고 역사 교과서 5종에도 포함됐습니다.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기술은 2020년 17종 중 14종에 들어있었는데, 이번엔 검정을 통과한 18종 중 16종에 담겼습니다.
일본 중학생들이 독도에 대한 한국의 영유권 주장 근거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사라진 셈입니다.
일본의 가해 역사를 희석하려는 내용도 대거 포함됐습니다.
이쿠호샤 역사 교과서는 태평양전쟁 시기 생활에 관한 서술에서 "조선과 대만에도 징병과 징용이 적용돼 일본 광산과 공장 등에서 혹독한 노동을 강요받았다"라는 4년 전 검정 통과 당시 문장을 "조선과 대만에도 일부 징병과 징용이 적용돼 일본 광산과 공장 등에서 혹독한 환경 속에 일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바꿨습니다.
징병과 징용이 '일부' 사람을 대상으로만 이뤄졌고, 노동에 강제성이 없었다는 쪽으로 기술을 바꾼 겁니다.
야마카와출판 역사 교과서는 위안시설 관련 서술에서 4년 전에는 "조선·중국·필리핀 등으로부터 여성이 모였다(이른바 종군위안부)"로 적었던 부분을 "일본·조선·중국·필리핀 등으로부터 여성이 모였다"로 교체해 위안부 여성 중에 일본인도 있었다는 점을 부각하고 '종군위안부'라는 표현을 뺐습니다.
또 일본문교출판 역사 교과서는 "일본은 1910년 군대의 힘을 배경으로 해서 한국을 병합해 식민지로 삼았다"는 문장에서 '군대의 힘을 배경으로 해서'를 삭제했습니다. 아울러 "조선총독부가 정치운동을 금지하고 신문 발행도 제한했다"는 내용도 없앴습니다.
↑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주이씨중앙화수회관에서 열린 2024 일본 채택 일본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검정결과 긴급 기자회견에서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한혜인 운영위원이 역사 왜곡 부분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일본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한 사실이 알려지자 우리 정부는 "깊은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정부는 이날 외교부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가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과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은 주장에 기반해 서술된 중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켰다"며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주장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일본 교과서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및 강제징용 문제 관련 표현과 서술이 강제성이 드러나지 않은 방향으로 변경됐다는 점에도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스스로 밝혀온 과거사 관련 사죄와 반성의 정신에 입각한 역사 교육을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갈 것"을 촉구했습니다.
교육부도 대변인 명의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