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법한 절차 없이 테러 용의자를 가둬 놓고 고문을 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이 된 미국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내 초창기 모습 일부가 공개됐습니다.
영국 BBC 문도(BBC 스페인어판)는 7일(현지시간) 관타나모 수용소의 초기 수용자 도착 장면과 수감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이미지 자료를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BBC 문도는 미 정보자유법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20년 이상 지난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을 얻었다며 "사진들은 어떤 위험도 감수하고 싶지 않았던 미군의 삼엄한 수용자 이송 과정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련의 자료에는 손과 발에 수갑을 찬 이들이 미 군용기 편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수용소에 도착했던 당시의 긴장감이 담겼습니다.
사진에서 수용자들은 눈에 잘 띄는 밝은 주황색 셔츠와 바지를 입고 주황색 운동화를 신고 있습니다.
수갑과 함께 손목에는 신분을 알 수 있는 팔찌도 채워졌으며, 손에 장갑을 착용한 사람도 있습니다.
일부 수용자에 대해서는 커다란 고글에 검은색 테이프를 붙여 시야를 차단했고, 소음 방지 귀마개도 씌웠습니다.
BBC 문도는 수용자들이 대체로 깡마른 체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 장병들이 무거워 보이지 않는 일부 수용자를 들어 어딘가로 옮기는 모습이 촬영되기도 했습니다.
BBC 문도는 도널드 럼즈펠드 당시 장관을 비롯한 미 국방부 고위층에 수용소 생활에 관해 설명하기 위해 군 사진가들이 촬영한 이미지들이라 전했습니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2001년 9·11 사태가 발생하자, 조지 W. 부시 당시 미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며 해외에서 잡아들인 테러 용의자 등을 수용하기 위해 2002년 쿠바 군사기지에 설치한 시설입니다.
명백한 증거가 없는 용의자를 기소도 하지 않고 실어 나르거나, 수용자들에게 고문에 해당하는 심문 기법을 썼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한때 800명에 육박하는 수용자가 있었다고 알려졌으나, 현재는 30명가량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BBC 문도는 덧붙였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