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줄 알았던 북한 정찰위성…전문가 "확실히 살아있다"

네덜란드 전문가 만리경 1호 이달 움직임 분석 보도
"위성 수명 늘릴 통제력 입증…성능 어떤지는 아직 몰라"

↑ 북한 정찰위성 '만리경-1호' / 사진=연합뉴스

네덜란드의 우주 전문가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북한이 쏜 첫 번째 정찰 위성이 "살아있다"면서 현재 조종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 대학의 위성 전문가인 마르코 랭브룩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북한의 정찰 위성 '만리경-1호'의 궤도 변화를 감지했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우주작전센터의 데이터를 인용해 2월 19일부터 21일까지 위성이 궤도의 가장 낮은 지점인 근지점을 488㎞에서 497㎞로 높이기 위한 기동을 수행했다고 말했습니다.

두 차례의 실패 끝에 북한은 지난해 11월 만리경-1호 위성을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 시켰습니다.

북한 국영 매체들은 한국과 미국 등지에서 군사적, 정치적으로 민감한 장소들을 촬영했다고 주장했으나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또 독립 무선 추적기가 위성 신호를 감지하지 못해 이 위성의 성공 여부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습니다.

랭브룩 교수는 "그러나 이제 우리는 위성이 살아 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면서 "이번 궤도 수정은 만리경-1호가 죽지 않았다는 것과 북한이 위성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국 군 당국은 만리경-1호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 정찰위성이 실제로 촬영해 전송할 기능이 되느냐'는 질문에 "(북한 위성이) 일을 하는 징후는 없다. 하는 것 없이, 일없이 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위성이) 궤도는 돌고 있고, 돌고 있다는 신호는 정상적으로 수신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만리경-1호가 정찰 위성 임무는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군 당국은 위성이 자기 위치 신호를 발신하는 것 외에 지상을 관측하거나 촬영물을 전송하는 것으로 볼만한 전파 신호를 포착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랑브룩은 신 장관의 발언에 대해 "위성(만리경-1호)이 영상을 성공적으로 촬영했는지 현재로서는 확신할 수 없으나 적어도 궤도상 움직임은 수행한다"며 "그런 의미에서는 위성이 가동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정찰 위성에 추진 시스템이 있다는 건 예상치 못한 일인 만큼 궤도 내 이동은 놀랍다며 "위성 궤도를 높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건 중대한 일"이라고 해설했습니다.

랑브룩은 이 같은 능력은 만리경-1호에 연료가 남아 있는 한, 궤도가 너무 낮아졌을 때 북한이 고도를 높여 위성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부연했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