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호주와의 아시안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이 종료된 후 한국 팬들이 관객석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고 있다. / 사진 = 알카스TV 스포츠 캡처 |
한국이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가운데 한국 팬들이 경기가 끝난 뒤 관객석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 모습이 현지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그런데 일본 스포츠 매체는 이를 두고 “일본을 존경하는 문화가 확산한 것”이란 황당한 주장을 내놨습니다.
오늘(4일) 스포츠계에 따르면 일본 스포츠지 ‘풋볼존’은 전날 ‘굉장한 일본문화가 파급’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과 호주의 8강전 경기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매체는 “연장 전반 14분에 한국이 왼쪽 45도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자 손흥민이 멋진 일격을 날려 승리했고, 그대로 한국이 2-1의 역전 승리를 거뒀다”며 “경기 후 한국 팬들이 경기장에서 쓰레기를 줍는 모습에도 현지 카타르 미디어가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매체가 언급한 카타르 현지 방송 '알카스 TV 스포츠'가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영상을 보면 경기가 끝난 뒤 관중이 대거 빠져나간 관객석에서 일부 한국 팬들이 대형 쓰레기 봉투를 들고 다니며 객석에 남아있는 쓰레기를 줍고 있습니다.
이 같은 성숙한 시민의식에 대해 일본 매체는 “일본 문화가 확산한 결과”라고 주장했습니다.
매체는 “월드컵 등 주요 대회에서 경기가 끝난 뒤 쓰레기를 줍거나 청소하는 모습을 논할 때면 일본인 팬들이 자주 각광받았다”며 “일본 팬들이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행위는 모범으로 전세계에서 보도됐다”고 했습니다.
이어 “이런 태도는 ‘일본 문화를 존경한다’ ‘일본인은 굉장하다’는 칭찬을 만들어냈다”며 “다른 나라 팬들에게도 파급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한국 팬들도 똑같이 쓰레기를 줍고 청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후 청소’ 문화가 꾸준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경기 후 청소는 일본의 문화’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이 만든 쓰레기는 스스로 갖고 돌아가야 한다. 일본은 모든 국민이 이것을 실천하기 때문에 민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고 적었으며 “외국인이 일본에 오면 거리가 깨끗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이것은 일본인에게 있어 당연한 일”이란 반응도 나왔습니다.
반면 한국에 대해 날선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한 네티즌은 “이번에는 (호주를 상대로) 기분 좋게 이긴 가운데 청소를 했지만, 과연 패배하고 나서도 일본처럼 (청소를) 할 수 있을까”라고 했습니다.
한편 준결승에 오른 한국은 오는 7일 자정 빈 알리 스타디움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환상적인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다. 선수들이 스스로 만드는 팀 분위기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며 “승리의 원동력은 국민들께 64년 만에 우승컵을 가져다드리고 싶은 간절함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하승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iuoooy3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