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쏜 러 미사일에 새겨진 '한글'…"北 미사일 사용"

미사일 잔해에서 '112' 숫자도 발견

↑ 미사일 잔해에서 발견된 한글 'ㅈ' 표기/사진=연합뉴스

오늘(24일) 러시아가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했다고 미국 정부가 밝힌 가운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단서가 드러났습니다.

영국의 무기감시단체 분쟁군비연구소(CAR)는 최근 공개한 '우크라이나에서 기록한 북한 미사일'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에 떨어진 탄도미사일을 분석한 결과 북한제 무기로 추정할 수 있는 근거인 한글 표기를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사일 잔해 부품에 한글 '지읒'(ㅈ)으로 보이는 손글씨가 적혀 있었습니다.

미사일 잔해 여러 부품에서 '112'라는 숫자도 발견됐습니다.

연구소는 이 숫자가 북한의 연도 표기 방식에서 2023년을 가리키는 '주체 112년'이거나 룡성기계연합기업소 산하 군수공장인 '2월 11일 공장'을 뜻할 수도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연구소는 문자·숫자 표기 외에도 미사일 잔해의 로켓 모터, 추력 방향을 조절하는 제트날개, 볼트 결합 양상 등의 형상을 북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KN-23 및 KN-24 사진과 비교 분석해 유사점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토대로 러시아가 하르키우에 쏜 미사일이 북한제 KN-23 또는 KN-24일 것이라고 추정했으며 그 이상 추정 범위를 좁힐 수는 없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미사일의 하단부 직경은 110㎝로, KN-23의 원형이라 일컬어지는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의 95㎝보다 다소 컸다고 합니다.

연구소는 분석 결과에 대해 "우크라이나에서 북한 미사일이 명백하게 사용됐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러시아의 이런 무기 사용은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체제를 저해하는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크라전을 유지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받은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한미 군 당국은 이 미사일이 KN-23일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해졌습니다.

최근 러시아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용한 무기에서도 한글 표기가 적발되면서 북한의 광범위한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