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무시하는 것" 왕실정원서 비키니 입고 일광욕한 관광객 '뭇매'

'왕실 정원' 사남루앙, 국가적인 행사 열리는 곳
당국 "해당 지역에 안내 표지판 설치할 것"

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왕실 정원에서 비키니를 입고 일광욕을 즐긴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어제(18일) 홍콩 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2일 태국 방콕 왕궁 앞 광장인 사남루앙에서 백인 여성 2명이 비키니 차림으로 일광욕하는 모습이 SNS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당시 이 모습을 발견한 태국 현지인이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이들 관광객에게 경고하며 이동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해당 소식이 SNS 등을 통해 알려지자 태국 현지에서는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태국의 누리꾼들은 "이곳은 해변이 아니라 신성한 장소"라며 "이 행동은 태국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격분했습니다.

방콕 왕궁 북쪽에 있는 사남루앙은 '왕실 정원'이라는 뜻으로 1855년 라마 4세가 지었습니다.

이곳은 왕과 왕비의 생일기념식, 신년맞이, 기우제 등 국가적인 행사가 열리는 곳입니다.

사남루앙은 먼 과거부터 현재까지 왕실의 화장터이기도 합니다.

또 2014년 쿠데타로 집권을 시작한 쁘라윳 짠오차 전 태국 총리의 사퇴와 군주제 개혁을 요구했던 민주 항쟁의 본거지로 태국 국민들에게 의미가 남다른 장소입니다.

그러나 일부는 '일광욕 금지' 등을 알리는 표지판을 설치하지 않은 정부의 관리 소홀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비슷한 사건이 이틀 뒤인 지난 14일에도 발생했습니다.

14일 태국 치앙마이의 왓 치앙만 사원에서 관광객 2명이 사원 경내에서 누워 일광욕을 했습니다.

당시 한 수도승이 관광객들에게 "이곳에서 일광욕은 부적절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태국의 사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안내 표지판에 따라 어깨와 다리를 가리는 단정한 복장을 착용해야 합니다.

프라나콘 행정 당국은 향후 사고 재발을 예방하고자 해당 지역에 안내 표지판을 설치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