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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김규리씨가 발언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
한 북한 이탈 여성이 중국 당국에 의해 강제로 북송된 동생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는 국제형사재판소(ICC) 당사국 총회의 부대행사 프로그램으로 북한 인권 책임규명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규리씨는 지난 10월 ICC 총회 당사국 참석자들에게 중국에서 강제로 북송된 것으로 추정된 동생 김철옥씨를 구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철옥씨는 1998년 15살의 나이로 탈북해 중국으로 건너가 25년간 숨어 지내다, 최근 강제 북송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규리씨에 따르면 철옥씨는 고난의 행군 시기에 중국에 가면 밥을 먹을 수 있다는 말에 중국으로 탈북했으나, 중국 지린성 오지 농촌으로 팔려갔습니다. 철옥씨는 자신보다 30살 많은 현지 남성과 결혼하고 딸을 낳고난 뒤로 언니인 규리씨와 연락이 두절됐습니다.
규리씨는 2007년 영국으로 이주해, 동생과 만날 날만 기다리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고 전했습니다.
규리씨는 "동생이 오지 농촌 마을로 파려가 20년간 연락이 두절된 채 생사도 모르고 지내다가 2019년에야 우연히 다시 소식이 닿았다"고 했습니다.
철옥씨의 딸은 중국인 아버지 밑에서 중국인 신분을 가졌으나, 철옥씨는 정식 신분이 없어 숨어 지내야 했습니다. 가족들과 논의한 끝에 철옥씨는 중국을 벗어나기로 했습니다.
팬데믹으로 중국 국경 봉쇄가 끝난 후, 올해 4월 철옥씨는 태국을 거쳐 규리씨가 머무는 영국으로 가려 했으나 출발 직후 중국 공안에 붙잡혀 구금됐습니다.
규리씨는 조카와의 통화에서 "북한으로 보내진대"라고 말한 것을 마지막으로 소식이 끊겼습니다.
규리씨는 참석자들을 향해 "동생이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며 "내 동생을 도와달라. 중국에서 강제 북송된 사람들을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북한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의 신희석 법률분석관은 "북한의 현 상황이 매우 절망적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일들이 있는 만큼 책임규명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
김상진 주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북한인권보고서 채택 이후 책임규명 이슈와 관련해 그동안 주목할 만한 진전이 없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동안 수행한 노력이 헛되지만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