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 만 명 넘어
"이 전쟁통에도, 나는 열아홉 살에 결혼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늘(22일) 운명적인 만남으로 첫눈에 반해 결혼했지만,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신혼 생활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숨진 젊은 우크라이나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지난 16일, 결혼 1주년을 앞둔 다닐로 코발렌코(22)와 다이아나 하이두코바(19) 부부가 러시아 공습으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이들의 사랑은 전쟁통에서 시작됐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2022년 2월24일)한 지 6개월쯤 지났을 무렵, 데이팅 앱에서 둘은 처음 만났습니다. 그래픽 디자이너를 꿈꾸던 다이아나가 먼저 호감을 표했습니다. 금발에 각진 턱을 가진 다닐로가 자신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둘은 금방 사랑에 빠졌습니다. 다이아나는 곧 어머니와 살던 시 외곽의 마을을 떠나, 다닐로와 그의 부모가 사는 방 4개짜리 아파트에서 함께 살기 시작했습니다. 만난 지 4개월이 지난 어느 날, 다닐로는 지하 방공호에서 다이아나에게 청혼했습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인 신고를 해 정식 부부가 됐습니다. 다이아나는 남편에게 입을 맞추며 "이 전쟁통에도, 나는 열아홉 살에 결혼했다고"라고 노래하는 영상을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전쟁 속에서 피어난 이들의 사랑은 험난했습니다. 지난 10월 16일 러시아는 자포리자 지역을 다시 폭격했습니다. 그들의 아파트 근처에도 폭탄이 계속 떨어졌습니다. 둘은 복도로 피신하려다 다이아나가 소지품을 챙기려고 돌아섰습니다. 다닐로는 그 뒤를 따랐지만 결국, 둘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다닐로의 아버지는 아들의 시신을 발견하고 끝까지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다이아나의 일그러진 시신은 잔해 속에서
지난 16일은 그들의 결혼 1주년 기념일이었습니다. 그들의 친구들은 화장된 두 사람의 골분을 섞어 의미 있는 장소에 뿌릴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어제(21일)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는 1만 명을 넘었습니다. 희생자 중 540명 이상이 어린이였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