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소수자 스포츠 대회 '게이 게임'…홍콩 일각에서 "금지하라"

내일 홍콩에서 개최되는 게이 게임…아시아 첫 대회
"서구 이념 반대"…홍콩국가보안법 위반 우려
직전 프랑스 대회보다 5분의 1수준 참가할 예정

↑ 사진= 홍콩 명보 캡처, 연합뉴스

내일(3일) 홍콩에서 개막하는 성소수자(LGBT)들의 스포츠 축제인 '게이 게임'(Gay Games)이 국가안보를 위협하기 때문에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오늘(2일) 홍콩 매체에 따르면 어제(1일) 성소수자에 반대하는 8명의 홍콩 입법회(의회) 의원과 10여 명의 시민으로 구성된 '홍콩 일반 시민들의 모임'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은 3~11일 홍콩에서 열리는 '게이 게임'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중 주니어스 호 의원은 "우리는 국가안보를 전복하려는 의도로 스포츠 이벤트의 다양성과 포용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서구의 이념에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게이 게임'은 전통적인 중국 가족의 가치를 뒤집고 게이의 권리에 대한 개념을 퍼트리는 범죄활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게이 게임'의 자금 출처가 외국 기관에서 나온 것인지, 그것이 국가안보법상 금지된 외세와 결탁에 해당하는 것인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게이 게임'은 1982년을 시작으로 4년마다 개최됐습니다. 직전 대회는 2018년 1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리에서 열렸습니다.

홍콩 대회는 지난해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순연됐습니다. 올해 11회를 맞은 게이 게임이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것은 처음입니다.

게이 게임 조직위는 자신들이 정치적 단체가 아니며 어떠한 정치적, 입법적 변화를 옹호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들은 "우리는 오로지 스포츠와 문화를 통해 포용성과 단합을 촉진하는 데 집중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행사를 주재하는 홍콩 행정장관 자문기구인 행정회의의 레지나 입 의장은 "게이 게임이 국가안보법을 위반한다는 증거가 있다면 경찰이 조치에 나설 것으로, 이들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일축했습니다.

한편 일부 해외 관리와 참가자들도 국가보안법에 대한 우려로 홍콩 대회 참가를 주저한다는 보도가 나왔었습니다.

앞서 지난 7월 홍콩 매체에 따르면 일부 해외 참가자들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위반하는 것을 피하고자 홍콩 게이 게임 대회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혀 대회 조직위가 압박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부 활동가는 홍콩국가보안법으로 과거 홍콩을 비판했던 사람은 누구라도 홍콩 입국 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현재의 홍콩은 2016년 게이 게임의 개최지로 선정됐을 때와 같은 도시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2020년 6월 30일 시행된 홍콩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과 테러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홍콩 대회는 직전 대회의 5분의 1수준인 약 2000명이 참가할 예정입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