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30일 이후 연장·방문객 확대 여부 결정
↑ 미켈란젤로 '비밀의 방'/사진=연합뉴스 |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다고 알려진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가 당시 숨어서 그림을 그린 곳으로 알려진 '비밀의 방'이 1975년에 발견된 이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됩니다.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라스탐파에 따르면 피렌체의 메디치 예배당 지하에 있는 '비밀의 방'이 11월 15일부터 내년 3월 30일까지 소규모 방문객에게 제한적으로 공개됩니다.
길이 10m, 너비 3m, 높이 2.5m의 이 작은 공간은 약 500년 전 미켈란젤로가 메디치 가문을 피렌체에서 쫓아낸 공화정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클레멘스 7세 교황의 노여움을 사자 숨어 지냈던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은 1975년 당시 메디치 예배당의 관장이었던 파올로 달 포제토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늘어나는 방문객을 수용하기 위해 새 출구를 찾던 중 옷장 아래 숨겨진 다락문이 발견됐고 문을 열자 석탄이 가득한 방으로 이어지는 돌계단이 드러났습니다.
이후 두 겹의 석고벽을 제거하자 수 세기 동안 볼 수 없었던 60~70개의 섬세한 목탄 그림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이 그림들이 실제 미켈란젤로가 그린 것인지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여전히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당시 관장이었던 포제토는 이 작품이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라 굳게 믿었지만 일부 학자들은 당시 미켈란젤로의 나이가 50대에 이르렀다는 점, 강력한 후원자들을 거느린 미켈란젤로가 그렇게 우중충한 밀실에서 시간을 보냈을 리 없다는 점을 들어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비밀의 방' 발견 이후 학자, 언론인, 대기업 관계자 등만이 예외적으로 출입할 수 있었고 일반의 접근은 엄격하게 차단돼 왔습니다.
11월 15일부터 일반에 공개되지만, 방식은 극도로 제한적입니다.
한 번에 4명씩, 매주 최대 100명만 들어갈 수 있고, 공간 내부에 머무는 시간도 최대 15분으로 제한됩니다.
또한 '비밀의 방'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좁고 가파르기 때문에 장애인이나 10세 미만의 어린이는 입장할 수
라스탐파는 관람 인원과 시간이 제한되는 이유에 대해 좁은 공간의 제약과 조명 노출 시간이 길어질 경우 작품에 끼쳐질 악영향의 가능성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탈리아 문화부는 내년 3월 30일까지 이곳을 일반에 개방한 뒤 연장 여부와 방문객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