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여름 올림픽이 열리는 프랑스 파리가 빈대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최근 영화관과 기차, 지하철 등에서 신고된 빈대로 비상이 걸린 상태인데, 방역을 위해 학교가 문을 닫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민지숙 기자입니다.
【 기자 】
방역업체 직원이 집 안의 틈새부터 바닥에 놓인 인형까지 꼼꼼하게 소독액을 뿌립니다.
이 직원이 소파 커버를 들추자, 숨어 있던 빈대가 쓱 지나갑니다.
소파 패드에선 무리 지어 있는 빈대 유충들이 발견됩니다.
프랑스 파리 시민들이 도심 여기저기에서 나타나는 빈대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SNS에는 영화관과 공항, 지하철에서 빈대를 봤거나 직접 물렸다며 인증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 인터뷰 : 소피 루시카 / 파리 열차 승객
- "오늘 아침 기차를 타야 하는데 빈대가 있을까봐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그래서 조금 망설였습니다."
최근에는 일부 학교 교실에서도 빈대가 발견돼 휴교령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약 10년 전에도 대대적인 빈대 박멸 작업을 벌였지만, 개체 수가 오히려 급증했습니다.
기후변화와 관광객 증가, 빈대가 살충제에 내성이 생긴 점 등이 복합 작용한 걸로 보입니다.
▶ 인터뷰 : 올리비에 베랑 / 프랑스 정부 대변인
- "지구 온난화는 (유럽) 서구권, 특히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나라들에서 빈대 발생을 부채질하고 있으며, 여러 시민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파리 안팎에서 공중보건에 대한 의문이 잇따르면서, 프랑스 당국이 빈대 퇴치 방안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민지숙입니다. [mzhsh@mbn.co.kr]
영상편집: 최형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