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강진 발생 나흘째, 사망자가 2100명을 넘었습니다.
함께 식사를 하던 가족을 잃고, 무너지는 건물 아래서 아들을 온몸으로 감싸 안다 숨진 아버지 등 안타까운 사연들도 속속 알려졌습니다.
장동건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지난 8일 밤, 시골 마을 타페가그테 주민 하미드 벤 헤나씨는 가족들과 늦은 저녁을 먹고 있었습니다.
과도를 가져오라고 8살짜리 아들을 부엌으로 보낸 순간 지진이 났고, 아들은 결국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벤 헤나 / 8살 아들 잃은 아버지
- "아들은 다음 날 아침 카사블랑카에서 온 삼촌들이 (시신을) 꺼내줄 때까지 갇혀 있었습니다."
진앙에서 약 50km 떨어진 이 마을에선 주민 200명 중 절반에 가까운 90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아직 소재 파악이 안 된 사람도 많습니다.
또 다른 산골짜기 마을 아미즈미즈에서는 어린 아들을 온몸으로 감싸 안다가 숨진 아버지의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딸은 가까스로 생존했지만, 아내와 아들은 여전히 실종 상태입니다.
▶ 인터뷰 : 하피다 / 아미즈미즈 주민
- "조카를 입양하려고요. 가족이 모두 죽었기 때문에 제가 엄마가 돼주려고 합니다."
모로코 당국 집계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누적 사망자는 2122명, 부상자는 2421명입니다.
진앙이 위치한 알하우즈에서 1300여 명이 숨져 가장 피해가 컸습니다.
유엔 추정치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본 사람은 30만 명에 달합니다.
전문가들은 최초 지진이 나고 25차례 넘는 여진이 뒤따랐다며 2차 피해에 대한 경고를 보냈습니다.
MBN뉴스 장동건입니다.[notactor@mk.co.kr]
영상편집: 김경준
그래픽: 박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