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많은 노인일수록 뇌 덜 위축돼
노인이 많은 사람과 교류할수록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 사회 접촉이 많은 노인일수록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사진 자료는 기사 내용과 무관) / 사진=게티 이미지 뱅크 |
일본 규슈대 니노미야 토시하루 교수팀은 최근 노인층을 대상으로 사회적 접촉 빈도와 뇌 부피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지난 13일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미국 신경학회(AAN)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 호에 실린 이 연구는 치매가 없는 평균 연령 73세의 노인 8,89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연구진은 설문을 통해 노인들에게 친척·친구 등과 얼마나 자주 접촉하는지 물었고, 이들의 건강 검진 결과와 뇌를 스캔한 MRI 영상을 함께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사회적 접촉이 가장 적었던 노인은 가장 많았던 노인에 비해 뇌의 전체 부피가 작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구 대상들을 집단으로 분류해 사회적 접촉이 많은 집단과 적은 그룹을 비교한 결과도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사회 접촉이 적은 노인 집단은 두개골에서 뇌 백질이 차지하는 부피가 더 작았으며, 백질이 손상돼 나타나는 백질 병변 발생 위험이 더 높았습니다.
백질이란 뇌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등 통로 역할을 하는 신경섬유를 뜻합니다. 뇌 MRI 검사를 진행했을 때 뇌 중심부에 하얀 반점 등이 뭉게구름처럼 보이는 것을 ‘뇌 백질 변성’이라고 합니다. 뇌 백질 변성은 뇌 속 미세한 혈관의 변성에 의해 생기며 주로 노인이나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을 오래 앓은 성인에게서 나타납니다.
연구진은 또 사회 접촉이 적은 노인들의 경우 해마와 편도체같이 기억·인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의 크기가 더 작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니노미야 교수는 “노인들이 사회적 자극에 노출되면 뇌의 부피가 줄어드는 현상이 멈추거나 바뀌고, 사고력과 기억력이 좋아진다는 일부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이번 결과는 노인들이 다른 이들과의 관계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일이 뇌의 위축과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연구 대상도 일본의 노인들로만 한정했기 때문에 다른 인종이나 젊은 연령층에는 이 결과를 적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주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uliet312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