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모 부여잡고 죽은척하는 中 대학 졸업생들…"최악의 취업난"

"'제로 코로나'에 시달리다 '제로 직장'의 현실을 마주"
'사망 졸업 사진'…스스로 취업난 빈정

↑ 중국 산둥사범대학 학생들이 올린 '사망 졸업 사진' / 사진=샤오훙수 캡처

지난달 중국의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0.8%.

사상 최고치입니다.

올해 6월 졸업한 중국 대학생들은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방역 해제 이후 중국의 소비·생산·투자 회복이 더디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는 등 경제 사정이 나빠 일자리는 적어진 탓입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화중농업대학 학생들은 지난 15일 샤오훙수(중국판 인스타그램)에 '사망 졸업 사진(死亡畢業照)'을 올렸습니다.

졸업 가운과 학사모를 걸치고 캠퍼스 곳곳에서 시체처럼 축 늘어져 있는 장면을 찍었습니다.

가장 인기가 높은 사진은 '2023년' 모양의 조형물 위에 두 여학생이 빨랫감처럼 널린 모습을 연출한 사진입니다.

↑ 중국 화중농업대학 학생들이 올린 '사망 졸업 사진' / 사진=샤오훙수 캡처

충칭대·산둥사범대·후난대 등 유명 대학들도 졸업생들이 '사망 졸업 사진' 인증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이들은 샤오훙수에 "'죽는 시늉'을 한 졸업생들은 재학 내내 '제로 코로나'에 시달리다 '제로 직장'의 현실을 마주했다"고 썼습니다.

중국 전역에는 올해 사상 최대인 1,158만 명의 대졸자와 100만 명의 하이구이(海歸·유학 후 귀국자)가 노동시장에 진입합니다.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의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면서, 그동안 쌓인 취업 재수·삼수생까지 올해 함께 경쟁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사정이 악화하며 불만이 커지자 중국 지도부는 청년 구직난 해소에 나섰습니다.

과거에도 내놓았던 '귀촌·입대·노점 살리기' 3종 세트가 부활하고 있는 겁니다.

지난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민해방군이 신규 대졸자와 고교생의 채용을 예년보다 10% 늘릴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학생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청년들이 농촌으로 내려갈 것을 독려했습니다.

이는 마오쩌둥 시대의 '상산하향(上山下鄕)' 즉, 지식 청년을 농촌으로 보내 노동에 종사하도록 한 정책을 연상시킨다는 평이 나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