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도 못 뚫은 모스크바가 뚫릴 뻔했단 얘기가 나올 정도의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는데요.
다행히 유혈 충돌까지 번지 않고 마무리됐습니다. 김태림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향하던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의 무장 반란이 24시간 만에 끝났어요. 근데 러시아 우방국인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재했다지만, 너무 순순히 철수 합의에 응했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 답변1 】
그래서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공개적인 이유 외에 '이면합의'가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요.
프리고진이 반란을 시작하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쇼이구 장관과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데리고 오지 않으면 모스크바로의 진격을 멈추지 않겠다"
그런데 두 사람은 쏙 빠지고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재에 나선단 말이에요.
러시아 당국이어떤 추가 조치를 하는지 좀 봐야 실체가 드러날 듯한데요.
앞서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과의 알력 다툼에서 러시아 군부 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까.
결국, 제도권안에 통제권을 가지고 가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쇼이구 장관 등을 징계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 질문2 】
프리고진이 철수할 때 러시아 시민과 악수하고 셀카도 찍고, 의기양양한 모습이었습니다.
프리고진은 이번 반란을 멈추기는 했지만, 성공적이라고 판단한 걸까요?
【 답변2 】
사실 프리고진이 무력반란을 일으켰지만, 러시아 국방부를 이길 것이란 전망은 크지 않았습니다.
실제 러시아의 자치공화국인 체첸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고,
어느 용병 그룹도 프리고진과 함께 하겠다며 전선을 이탈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반란 승리보다, 극렬 저항의 모습으로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고, 신변 보장과 함께 바그너 그룹을 지켜야 한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단 해석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3 】
푸틴 대통령, 유혈사태는 막았지만, 반란이 일어났다는 것만으로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 답변3 】
바그너 그룹이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적으로 도전할 만큼의 세력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간접적으로 군사반란을 통해서 러시아 본토에 대한 방어책의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낸 건데요.
가뜩이나 러시아 내부에 있는 반푸틴과 분리주의 세력에게, 푸틴 대통령이 주장해왔던 '완전한 통제력'은 균열이 있다는 걸 보여준 셈입니다.
▶ 인터뷰 : 테일러 / 시러큐스대학교 교수
-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를 회복시킨 강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제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반란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하지만요.
내우외환에 빠진 러시아의 혼란을 이용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 질문4 】
마지막으로 이 바그너 그룹의 무장반란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세에 영향을 미칠까요?
【 답변4 】
우크라이나와 서방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승리 가능성이 커졌다는 기대 섞인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러시아의 무장반란과 관련해 "이것이 우리에게 기회의 창이 열렸다는 것"이라고 밝혔고,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에서 단계적이지만 지속적인 전략적 진전을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굴욕을 맛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더 큰 위력을 보이려고 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집권 이후 최대 굴욕을 당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자신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려 할 것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내부 혼란이 유용할지는 미지수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 클로징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김태림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