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일)은 유엔에서 지정한 '세계 난민의 날'입니다.
비극적 난파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도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위해 위험천만한 바다로 나서는 난민들의 현실을, 장동건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미얀마군의 학살을피해 방글라데시 난민촌에 머물던 로힝야족 여성 세테라는 지난해 12월, 난민촌을 탈출해 인도네시아로 밀항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약 180명을 태운 낡은 어선은 1,800km나 되는 긴 여정에서 폭풍우를 만나 침몰하고 말았습니다.
▶ 인터뷰 : 세테라 / 지난해 12월 7일 통화녹음
- "배가 가라앉아요. 절반쯤 잠겼어요.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기도해주세요."
남편과 두 자녀를 데리고 배에 탄 사미라라는 여성도 소식이 끊겼습니다.
가난을 견디다 못한 이들이 바다로 나선 건 자유와 일자리를 찾아서입니다.
▶ 인터뷰 : 미나라 / 숨진 난민 어머니
- "여기에선 사위가 일자리를 못 구하는데, 돈을 벌려고 난민촌을 떠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며…."
최근 최악의 난민선 난파 사고가 발생한 그리스.
생존자들은 가족과 극적으로 재회했지만, 수백 명이 아직도 실종 상태입니다.
난민들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작은 배를 빽빽하게 메운 채 항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열악한 환경에 선내 폭력과 질병도 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상황에서, 난민을 이용해 돈을 버는 밀입국 중개인들로 고통은 배가 됩니다.
▶ 인터뷰 : 제러미 로런스 /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대변인 (지난 16일)
- "그리스 어선 전복 사건은 인신매매를 하는 자들을 조사하고 그들이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할 필요성을 알려줍니다."
국제이주기구는 올해 1분기 지중해에서 난민이 최소 441명 숨졌다고 집계했는데, 이는 6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난민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유럽국가들은 주요 출발국가 내 단속 강화를 요청하는 등 벽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MBN뉴스 장동건입니다.[notactor@mk.co.kr]
영상편집: 김민지
영상출처: Ro Mohammed Zowlal Ryz
Muhammed Rashid
Saiful Arak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