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이은 판사 공격…美법조계 '사법불신 조장' 우려

성추문 입막음 사건 기소되자 "날 혐오하는 판사" 여론전
민사소송 지자 "클린턴 임명 판사"…법조계 "사법시스템 해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송사에 휩싸이면서 판사들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날리고 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어제(29일) 보도했습니다.

사법 불신을 조장할 수 있는 그의 발언은 미국을 지탱하는 사법 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의 재판을 맡은 후안 머천 뉴욕주 지방법원 판사가 자신을 혐오하는 '반(反) 트럼프' 법관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하며 자신을 향한 재판이 정치공작이라는 프레임을 씌워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변호인을 통해 입막음 돈을 지급한 뒤 그 비용에 관한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3월 말 기소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올린 여러 글에서 머천 판사를 두고 "트럼프를 혐오하는 판사"라고 지칭하고, 그의 가족을 향해서도 "트럼프를 증오하는 이들"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비난 발언 이후 머천 판사와 그의 가족은 살해 협박에 시달렸습니다.

성폭행 의혹 관련 민사소송에서도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의 루이스 캐플런 판사를 두고 "클린턴(민주당이 배출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임명한 판사"라고 지칭하며 패소 책임을 재판부로 돌렸습니다.

마시 칸 뉴욕시 변호사회 법치주의 태스크포스 위원장은 "잘못된 정보나 거짓, 또는 단지 정파적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소셜미디어상 무책임한 공격은 우리의 사법 시스템에 해를 가한다"라고 우려했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