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대 항공사 승무원들이 영어를 잘 모르는 중국인 승객을 조롱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항공사 측이 여러 차례 사과하고 해당 승무원들을 해고까지 했지만, 비난은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장동건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지난 21일 중국 청두에서 홍콩으로 가는 캐세이퍼시픽 여객기 안에서 한 중국인 승객이 승무원에게 담요를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영어가 서툰 승객이 '담요'를 '카펫'이라고 잘못 말하자 승무원끼리 뒷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 홍콩 캐세이퍼시픽 항공 승무원들
- "계속 카펫을 달라고 하더라고"
- "아, 담요"
- "영어로 담요라고 말하지 못하면 담요를 받을 수가 없지"
- "카펫은 바닥에 있잖아. 얼마든지 누우라고 해"
또 홍콩 말인 광둥어를 못 알아듣는 승객에 대해서는 "사람 말을 못 알아듣는다"며 놀렸다는 내용도 더해졌습니다.
한 승객이 승무원 간 대화를 녹음해 SNS에 공개하자 중국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비난이 거세지자 캐세이퍼시픽은 여러 차례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관련 승무원 3명을 해고했습니다.
▶ 인터뷰 : 로널드 람 / 캐세이퍼시픽 항공 CEO
- "캐세이퍼시픽 항공은 회사 규정과 윤리 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개별 직원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지킬 것입니다."
존 리 홍콩행정장관까지 나서 유감을 표명하고 항공사에 재발방지를 요구했지만, 중국 관영매체까지 가세하며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인민일보는 "외국인을 숭배하고 홍콩인을 존중하지만, 중국 본토인은 경멸한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외신에선 중국 정부가 홍콩에 대한 장악력을 키워가는 가운데, 급격히늘어난 중국인 여행객에 대한 홍콩 주민들의 불만이 노골적인 편견과 차별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MBN뉴스 장동건입니다.[notactor@mk.co.kr]
영상편집: 최형찬
그래픽: 유영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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