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최악의 홍수' 찾아온 이탈리아...2만 명 집 잃었다

최소 13명 사망
제방 23개 무너지고 41개 마을 침수
'기후 변화' 영향 추정

↑ 100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발생한 이탈리아. /사진=CNN

이탈리아에서 6개월 분량의 비가 하루 반 사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큰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20개 이상의 제방이 무너져 최소 13명이 숨지고,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18일(현지 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에밀리아-로마냐주 볼로냐에서 북동해안 사이 115km 구간의 모든 강이 범람했고, 280여 건의 산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지난달까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던 이 지역에는 지난 16∼17일 이틀간 평균 200∼500mm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졌습니다. 이는 이 지역 연평균 강우량(1,000mm)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폭우로 인해 23개 강의 제방이 무너져 41개 도시와 마을이 순식간에 물에 잠겼습니다. 사망자들은 미처 대피하지 못한 노약자·장애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옥상으로 올라가 헬리콥터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지금까지 약 2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홍수 피해가 심했던 라벤나의 미셀 드 파스칼 시장은 "시민들이 집과 재산, 목숨을 잃었다"며 "이번 홍수는 이탈리아 100년 만에 최악의 재난"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넬로 무스메치 시민보호장관은 "36시간 만에 200~500mm 폭우가 쏟아지는 등 이탈리아가 이미 열대성 기후로 바뀌고 있다"며 "오랫동안 메말랐던 땅이 굳어 폭우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지역에 40년간 댐 건설이 없었다"며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도 했습니다.

이번 홍수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기후변화가 꼽혔습니다.

이탈리아 민주당 대표 엘리 슐라인은 BBC 인터뷰에서 "이번 재난은 정치 시스템에 책임이 있다"며 "정치인들이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이 지역에는 23개의 제방이 터지고 41개 시와 마을이 침수됐으며, 수많은 도로가 물에 잠기고 전기가 끊기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해 구조 작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