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만 주어지면 명령어 없어도 역할 수행
"AI 사람 업무 대체 빨라질 것" 우려 커져
↑ 오토GPT 개발자 토란 브루스 리차드가 깃허브에 공개한 시험 영상 장면. 오토GPT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사진=깃허브 캡처 |
챗GPT가 등장한 지 얼마 안되어 '스스로 명령까지 내릴 줄 아는' 생성 인공지능 (AI) 가 등장해 실리콘밸리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를 보조하는 AI 비서 '자비스'의 초기 버전이란 평가까지 나오는 이 AI의 이름은 '오토GPT'. 공개된 지 한 달을 맞았는데, 이미 팟캐스트 제작이나 주가 분석, 시장 데이터 분석 등에 투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오토GPT는 한 개발자가 만들어 지난달 말 개발자 코드 공유 공간인 깃허브(GitHub)에 공개한 생성 AI입니다. 오픈AI가 만든 최신 AI 언어모델 GPT-4를 기반으로 제작됐습니다.
오토GPT가 챗GPT와 다른 점은 사람이 '목표'만 설정해 주면 일일이 명령어를 입력하지 않아도 알아서 학습하며 결과를 도출한다는 점입니다. 오토GPT 사이트(autogpt.net)의 설명에 따르면, 5세 자녀의 생일잔치를 준비하려고 AI의 힘을 빌릴 때 챗GPT의 경우 명령어를 일일이 사람이 지정해 줘야 합니다. 그러나 오토 GPT를 쓰게 되면 '아이의 생일'이란 주제어만으로 이 모든 과정을 AI가 다 알아서 처리합니다.
다만 오토GPT는 프로그래밍 언어 중 하나인 파이썬 등을 다룰 줄 알아야 쓸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접근성 탓에 출시 두 달 만에 1억 명의 월간 활성이용자를 모은 챗GPT보다 화제성이 크지 않은데, 실제 오토GPT를 써 본 개발자들은 그 뛰어난 능력이 놀랍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 개발자는 "오토GPT에 나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내 컴퓨터에 앱 개발에 필요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을 파악한 뒤 직접 설치하고 앱을 만들어 줬다"며 "내가 한 건 그저 지켜보는 일뿐이었다"고 경험담을 공유했습니다. 테크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오토GPT는 '꽃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그럴 듯한 광고 전략을 만들어 주고 웹사이트까지 구축해 준다"고 했습니다.
↑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의 보조를 받는다. 자비스는 사람 비서의 역할을 할 뿐 아니라, 해킹이나 전투까지 돕는다./ 사진=아이언맨 영상 캡처 |
지금까지 테크업계에선 챗GPT 열풍 이후에도 "AI가 사람의 업무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았습니다. AI가 일하기 위해선 사람의 명령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AI에 어떻게 명령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최적의 명령어를 입력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란 직업이 새로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오토GPT의 등장으로 AI가 생각보다 빨리 사람이 하던 일의 대부분을 대신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오토GPT에도 허점은 있습니다. 스스로 결과를 만들어 놓고도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기억을 못 하는가 하면, 여러 목표가 주어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