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받아 고향 돌아오자마자 또 살인
살인 혐의로 복역하다 러시아 민간용병단 '와그너그룹'에 합류해 죄를 사면받은 러시아 남성이 사회에 복귀하자마자 또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러시아 독립매체 메디아조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키로프주 소도시 노비부레츠 경찰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와그너그룹 용병 출신 이반 로소마킨(28)을 살인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 모스크바에서 와그너그룹 용병선발 홍보하는 광고 |
이반 로소마킨은 지난 6개월 동안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해 사면받고, 지난 21일 휴가를 얻어 고향인 키로브스카야주(州) 뱌츠코폴리안스키구의 노비부레츠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그가 고향에 왔다는 소식에 마을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지난 2019년 로소마킨은 술에 취해 한 여성을 구타한 후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14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바그너 그룹은 지난해 수감자를 모집하면서 "전장에서 6개월 동안 생존하면 사면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로소마킨이 이 수혜자가 된 것입니다.
그는 고향으로 돌아오자마자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술에 취한 채 농기구와 흉기를 들고 돌아다니며 "다 죽여버리겠다"고 소란을 피워 마을 주민을 불안에 떨게 했습니다. 현지 방송은 그가 이유 없이 자동차 창문 여러 장을 깨뜨리는 모습을 촬영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해당 사건으로 5일 동안 유치장에 갇혔습니다. 고향에 돌아온 지 이틀 만이었습니다. 주민들은 로소마킨이 유치장에 있는 동안 주민 회의까지 소집했습니다. 그의 공갈 탓에 두려워 잠들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주민도 있었습니다.
회의에 불려 나온 지역 경찰서장은 "(3월) 28일이면 로소마킨을 기차에 실어다 (와그너그룹으로) 쫓아내 버릴 것"이라며 주민들을 애써 안심시켰습니다.
그러나 그는 살인 범죄를 저질러 29일 다시 체포되었습니다. 5일간의 구류를 마치고 27일에 풀려난 지 이틀 만입니다.
와그너그룹은 잔혹성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게다가 살인·강간범 등을 용병으로 선발하면서, 이들이 복귀 후 중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와그너그룹을 통해 사면받은 죄수는 5천 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와그너그룹을 이끄는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성명을 통해 “로소마킨이 바그너 용병으로 참전한 것은 맞다”면서 “사면된
다만 “사면된 죄수 용병 수천 명 중 범죄를 또 저지른 사람은 20여명에 불과하다”면서 “죄수 용병들이 싸운 덕분에 당신들의 자녀, 아버지, 남편 등이 죽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hj42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