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인 큰두루미를 구한 한 인도 남성의 사연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입니다.
지난 7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부상 입은 큰두루미를 구하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된 인도 남성 아리프 구르하르(Arif Gurjar)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 큰두루미와 아리프 구르하르/사진=트위터 갈무리 |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아메티 지역에서 농기계 작업자로 일하고 있는 아리프는 지난해 2월 인근 들판에서 다리가 부러진 큰두루미를 발견했습니다. 당시 큰두루미는 오른쪽 다리에서 많은 피를 흘리고 있었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외진 마을이라 인근에 야생동물센터나 수의사가 없었던 관계로, 아리프는 다친 큰두루미를 우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피가 흐르는 다리에 약을 바르고 대나무 막대기로 고정한 뒤 덮개 위에 붕대를 둘렀습니다. 아리프는 큰두루미가 회복할 때까지 집 내부 헛간을 내어주고 '바흐차(Bachcha)'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2개월 뒤, 건강을 회복한 바흐차를 집에서 내보내려고 했지만 어쩐 일인지 녀석은 꼼짝하지 않았습니다. 낮에 외출해 다른 개체들과 어울리다가도 저녁때가 되면 반드시 아리프의 집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 큰두루미와 아리프 구르하르/사진=트위터 갈무리 |
이후 아리프의 인생은 180도 변했습니다. 그는 "지금은 어딜 가든 바흐차가 나와 동행한다"며 "바흐차는 내가 일할 때 야외에서 놀다가 해가 질 때 쯤 집으로 돌아온다"고 말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바흐차가 다른 가족들에게는 마음을 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리프 아내와 두 자녀는 남편이 없을 때는 절대 바흐차 곁에 다가가지 못합니다. 먹이를 주려고 몇 차례 다가가길 시도했지만, 매번 공격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이 소식을 들은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각별한 주의를 권고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큰두루미는 두루미종 중 사회성이 가장 낮고 특히 둥지를 틀거나 번식기가 되면 매우 공격적인 동물로 변합니다.
당국 산림관리부 라비 싱(Ravi Singh)은 "인간이 큰두루미를 보호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야생동물보호법에 따라 날개 등 신체부위를 만지거나 가까이 가면 안 된다. 인간의 접촉은 허용하지 않는다"며 "큰두루미는 야생에서 살아가야 하며 인간에게 길들여져선 안 된다. 또 인간이 먹는 음식이 아닌 곤충과 물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아리프는 "바흐차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나는 결코 녀석을 구속하지 않는다. 그가 나를 떠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신하지만 만약 언젠가 떠난다면 마음이 많이 아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 큰두루미와 아리프 구르하르/사진=영국 더타임스 |
한편, 큰두루미는 두루미과 조류 중 가장 큰 종으로 인도, 네팔, 캄보
[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hj42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