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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소수자 학생의 전면 입학을 요구하는 웰즐리대 학생들의 팻말 / [사진=The Wellesley News] |
미국 여대 중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웰즐리대에서 '여자대학'이라는 정체성을 둘러싸고 교내 갈등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웰즐리대 학생회가 이날 입학 등의 교칙 수정에 대한 학내 투표를 실시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학생들의 요구사항은 현재 여성으로만 한정된 입학 대상을 트랜스젠더 남성을 포함한 전체 트랜스젠더와 논바이너리(Non-binary·남녀라는 이분법적 성별 구분에서 벗어난 성 정체성을 지닌 사람)로 확대하라는 것입니다.
또한 교칙에서 '여성'이라는 단어를 '학생'과 '졸업생' 등 성 중립적인 표현으로 교체하라는 주장도 펴고 있습니다.
교칙 개정을 지지하는 학생들은 여대가 과거 여성 학생들에게 성차별의 피난처 역할을 해온 만큼, 트랜스젠더와 논 바이너리 학생들의 권익 보호에도 앞장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여성 교육을 위해 설립된 웰즐리대의 건학 이념을 바꿀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학교 측도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교칙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폴라 존슨 총장은 최근 교내 구성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웰즐리대는 여성 교육을 위한 대학이기에 학생의 성정체성이 여성이라면 생물학적으로 여성이 아니어도 입학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존슨 총장은 웰즐리대가 여자대학이라는 정체성만큼은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이에 대해 재학생을 비롯해 졸업생과 교직원 일부까지 나서 존슨 총장에 대한 비판에 나섰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본관 건물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여성이라는 성정체성을 인정하느냐 여부보다는 성소수자에게 교육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학생회 측은 "트랜스젠더와 논 바이너리 학생들이 현재 학교에 다니고 있다"라며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교칙을 바꾸라는 요구일뿐"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1875년 매사추세츠주(州)에 설립된 웰즐리대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의 모교로도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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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교인 웰즐리대 행사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 [사진=연합뉴스] |
[이주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bninternj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