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 영광이 있기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포로를 처형하는 장면이라면서 소셜미디어에 한 영상이 퍼졌습니다.
12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병사가 비무장상태로 참호에 서서 담배 한 개비를 피운 후 "우크라이나에 영광이 있기를" 이라고 외치는 것이 보입니다.
이 군인은 곧 여러 발의 자동화기 총격에 쓰러집니다.
이어 화면에는 담기지 않은 사람들이 러시아어로 "죽으라"며 욕설을 하는 것이 들립니다.
유엔은 이 영상을 살펴본 결과 '진짜'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제러미 로런스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해당 영상이 실제 상황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보도한 AFP통신의 기사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습니다.
이 영상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최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전쟁범죄로 조사해 달라고 촉구한 근거 자료입니다.
영상에 담긴 욕설이 "죽어라 개XX"라는 뜻의 러시아어라는 점, 자동화기가 사용된 점 등에 비춰 러시아군이 비무장 포로를 총격 살해한 상황으로 추정됐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초기 정보를 토대로 이 군인은 제30기계화여단 소속 티모피 샤두라이며, 동부 바흐무트에서 지난달 3일 마지막으로 목격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 일부 언론은 지난해 11월 바흐무트에 배치된 니진 지역 영토방위군 163대대 소속 올렉산드르 마치데우스키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지난 1월 실종됐고 시신은 지난달 가족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사법당국은 ICC와 별도로 이 영상에 담긴 사건을 범죄행위로 규정해 형사입건하고 조사하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영상과 관련해 "살인자를 찾을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군참모부는 "비무장 포로를 총살하는 것은 국제인도법과 전쟁 관련 조약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전사가 아닌 무가치한 살인자들이나 할 일"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러시아는 이 영상과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이 없는 상태입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해 10월 독립조사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집단 처형과 불법 구금, 고문, 성폭행 등 다수의 전쟁범죄
유엔은 대다수의 전쟁범죄는 러시아군이 점령 지역에서 벌인 것이며 우크라이나군에게도 국제법을 어긴 전쟁범죄 사례가 일부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이후로도 독립조사위원회는 대상과 범위를 넓혀 가며 전쟁범죄 실태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