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라진, 미국서 규제약물로 지정돼 있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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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로스앤젤레스 거리의 마약 투약자들 / 사진=연합뉴스 |
미국에서 펜타닐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동물 진정제 '자일라진'(xylazine)을 기존 마약에 혼합해 오용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자일라진은 1962년 개발되어 세계 각국에서 수의사들이 말·소 마취제나 고양이 구토 유발제로 널리 쓰는 동물용 의약품으로, 상표명은 '럼푼'(Rompun)입니다. 미국에서는 '트랭크'(tranq), '좀비 약'(zombie drug) 등 속어로도 불립니다.
뉴욕포스트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강력한 단속으로 인해 순도 높은 펜타닐을 구하기 어렵게 되자 마약 중독자들이 새로운 대체 방안으로 자일라진을 찾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자일라진은 동물용으로든 인간용으로든 규제약물로 지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엄격한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는 상황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대부분의 구매자들은 (자신이 구입한 펜타닐에) 자일라진이 포함돼 있는지도 모르고 복용한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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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타닐 / 사진=연합뉴스 |
자일라진을 펜타닐 등 기존 마약에 섞어 주사로 투입할 경우 팔다리 등에 '가피(痂皮·eschar)' 혹은 '괴사딱지'라고 불리는 죽은 부스럼 조직이 생기며, 이를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팔다리를 절단해야 할 상황까지 놓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자일라진 혼합 마약에 중독된 30대 미국 남성 브룩 페더는 뉴욕타임스(NYT)에 “자일라진 혼합 마약을 투약했다가 뼈까지 상처가 번진 탓에 오른쪽 다리를 절단했습니다. 그런데도 금단 증상을 견딜 수 없어서 현재도 해당 마약을 주사하고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또 한 명의 28세 중독자는 뉴욕포스트에 "자일라진은 기본적으로 사람의 몸을 좀비화 한다"면서 "9개월 전까지만 해도 내 몸에는 어떤 상처도 없었다. 이제는 다리와 발에 구멍이 뚫려있다"고 전했습니다.
미 마약단속국(DEA)은 작년 보고서에서 "중국 유통자들이 온라인에서 자일라진 파우더 1㎏을 ㎏당
한편, 현재 미국에서는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인해 하루 평균 196명이 사망하는 등 마약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