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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네치아 수로 바닥 드러내/사진=연합뉴스 |
이탈리아의 이상 기후와 장기간 지속된 썰물 작용으로 이탈리아 베네치아(베니스) 운하가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AP통신의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베네치아 운하의 조수 수위는 장기간 지속된 썰물 현상 탓에 마이너스(–)60㎝까지 낮아져 곤돌라 운행이 불가능해진 상황입니다. 베네치아 시내 한 수로는 시꺼먼 진흙 바닥을 그대로 드러냈고, 평소 관광객을 실어나르던 곤돌라와 수상택시는 영업을 중단한 채 아무렇게나 정박돼 있습니다.
안사 통신은 응급 환자 또는 화재 발생 등의 비상 상황이 발생해도 수로를 통한 이동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현지 환경보호단체인 레가암비엔테(Legambiente)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가장 긴 강인 포강(江)은 예년 이맘때보다 물이 61% 줄었습니다.
포 강은 알프스산에서 아드리아해까지 이어지는 강으로, 이탈리아 농업 생산량의 3분의 1이 포강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베네치아는 이번 겨울에도 눈과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가뭄이 이어졌었는데, 특히 썰물 현상까지 지속되면서 지난여름 비상사태 이후 또 다시 충격적인 가뭄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습니다.
밀물과 썰물은 달의 주기에 따라 작용하며, 달이 지구와 가까워지면 썰물이, 달이 지구와 멀어지면 밀물이 작용합니다. 문제는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베네치아를 포함한 이탈리아 전역에서 고온 건조한 기온과 함께 썰물 작용만 지속됐다는 사실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겨울철에 조수의 수위가 낮아지는 일은 드물지 않지만, 운하 바닥이 드러날 만큼 심각한 상황은 드물다”면서 “겨울에 이어지는 건조한 날씨와 썰물 등 다양한 원인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이탈리아 국립 연구소(CNR)의 마시밀리아노 파스키 기후전문가는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탈리아 북서쪽 지역에서 강수량이 500㎜ 더 필요하다"며 "최소 50일은 비가 내려야 해결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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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업 중단한 곤돌라/사진=연합뉴스 |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