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서북부 반군 지역은 여전히 구호에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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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강진이 발생한 지 약 160시간 만에 건물 잔해에서 구조되고 있는 11살 소녀의 모습. / 사진 = EPA |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강진 피해 현장에서 기적과 같은 구조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습니다.
인명 구조의 '골든 타임'으로 여겨져 온 72시간을 훌쩍 넘겼는데도 생존자 구조 소식이 이어지며 한 줄기 희망을 던졌습니다.
이번 강진의 최초 진앙인 튀르키예 동남부 가지안테프에서 17세 소녀가 건물 잔해에 갇힌 지 159시간 만에 구조됐다고 튀르키예 관영 아나돌루 통신이 현지시각 12일 보도했습니다.
파렌틴 코카 튀르키예 보건부 장관은 이날 어린 소녀가 하타이에서 구조되는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직접 올리고 "언제나 희망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튀르키예 남부 아디야만에서는 153시간 만에 두 자매가 구조됐습니다.
또한 35세 튀르키예 남성이 149시간 만에 생환했고, 남부 하타이에서는 12세 소녀 쿠디가 147시간 만에 구조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타이의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생후 7개월 된 함자가 139시간 만에 살아 돌아오는 등 72시간으로 알려진 생존자 '골든 타임'을 훌쩍 뛰어넘는 구조 사례가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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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시내 건물들이 지진으로 인해 무너져 있는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
다만, 강진 이후 지금까지도 크고 작은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에 따르면, 전날(11일·현지시각)까지도 여진이 2천 회 이상 발생했습니다.
생존자들도 추위와 전염병 같은 2차 재난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건물 잔해에 갇힌 시신들이 식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번 강진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 중의 하나인 시리아 서북부 반군 지역에 대한 구호는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시리아는 상당수 국가로부터 직접 원조를 받지 못했습니다. 반군 장악 지역에는 지난 9일에서야 첫 유엔 구호 물품이 전달됐습니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는 강진으로 큰 피해를 본 서북부 반군 점령 지역에 대한 인도주의 구호 물품의 전달을 승인했지만, 반군이 이를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반군 최대 파벌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 측은 로이터에 "우리(반군)를 돕는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알아사드 정권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한편, 이번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3만 3,000명을 넘은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에서 2만 9,605명, 시리아에서 최소 3,574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국가를 합친 총 사망자는 3만 3,179명이며 이는 2003년 발생한 이란 대지진 사망자 약 3만 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