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더욱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소도시 주민들인데요.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구조 순위에서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데, MBN 취재진이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서영수 기자, 지금 나가 있는 곳은 어디인가요?
【 기자 】
제가 지금 나와 있는 곳은 이번 지진의 진앙인 가지안테프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소도시 누르다으입니다.
제 뒤로 보이는 것처럼 마을 입구부터 성한 건물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곳곳에 금이 가 언제 무너져도 이상할 게 없는 건물들이 즐비해,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거리에는 콘크리트 잔해에서 뿜어져 나오는 먼지가 가득한데요.
도로에는 마을을 빠져나가려는 피난민들의 차량 행렬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문제는 인구 4만 명 정도의 소도시다 보니 인근 대도시에 밀려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취재진이 만난 마을 주민은 구조대가 강진 후 이틀 지나서야 도착했다고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 인터뷰 : 무하메드 / 누르다으 주민
- "구조대는 이틀이 지나고서야 도착했습니다. 너무 늦어서 저희가 직접 손으로 잔해에 깔린 사람들을 꺼내야 했습니다."
7층짜리 아파트 4개 동이 그대로 주저앉아 버린 폐허에서는 뒤늦은 구조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야속하게도 생존자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구조되기만을 애타게 기다렸던 가족이 끝내 시신으로 발견되자, 유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립니다.
이미 시신 훼손이 심해진 탓에 유품으로 신원을 확인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천막 지원도 되지 않아 차 안에서 추위와 싸우는 주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건 국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소외감입니다.
지금까지 튀르키예 누르다으에서 MBN뉴스 서영수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석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