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잔해 속에서 극적으로 구출된 십대 소년은 소변을 마시며 버텼다고 말했습니다.
103시간 만에 구조된 엄마와 아들 소식도 전해지고, 앞서 기적과 같이 구조된 신생아에 대해선 입양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생존자들 앞에 놓은 현실은 가혹한데요.
김세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잔해 속에서 구조대원들이 한 소년을 이불로 감싼 채 구조에 성공하자 엄마는 안도의 울음을 터뜨리며 아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아드난, 아드난"
17살 아드난 코르쿠트는 무려 94시간의 고립 끝에 엄마의 품에 안겼습니다.
▶ 인터뷰 : 코르쿠트 / 구조된 소년
- "저는 볼일을 봤고, 살아남기 위해 제 소변을 마셨습니다. 신 덕분에 그런 식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어요."
10일 된 아기와 엄마가 90시간 만에 구조되는가 하면, 103시간 동안 잔해에 깔렸던 엄마와 어린 아들이 구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은 또 다른 고통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재민이 2,300만 명으로 추정되는 상황.
▶ 인터뷰 : 폴라트 / 지진 생존자
- "사람들은 서로 도와야 해요. 부상자도 많고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도 많습니다. 다들 배고픈 상태로 자고 있어요. 우리는 아이들을 덮어줄 담요 하나 없습니다."
체육관이나 임시 텐트에 머무는 생존자들은 하루하루 버텨보지만, 이마저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 인터뷰 : 로버트 홀든 / WHO 지진 대응 관리자
- "수색·구조작업과 같은 속도로 지원에 나서지 않는다면 더 많은 사람이 2차 재난에 직면할 위험이 있습니다."
특히, 시리아는 12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공중 보건이 악화돼 콜레라와 호흡기 질환 등 전염병의 위험도 생존자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 숨진 어머니와 탯줄이 연결된 채 구조된 시리아 신생아에 대한 입양 문의가 전 세계에서 빗발치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붙여진 이름은 '기적'을 뜻하는 아랍어 '아야'.
아이는 병원에서 건강을 회복한 후 친척 집으로 가게 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N뉴스 김세희입니다. [saay@mbn.co.kr]
영상편집: 김상진
그래픽: 임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