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기서 죽을지 살아남을지 모르겠어요. 아마 이 영상을 누군가 보게 된다면 난 살아나갔을 텐데요.”
지난 6일(현지시간) 규모 7.8의 강진이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를 덮쳤을 때 한 시리아 소년이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영상 속에서 소년의 등 뒤로는 무너져내린 천장과 부서진 조명, 침대 틀인지 건물 뼈대인지 모를 철근이 아슬아슬하게 삐져나와 있었습니다.
이 소년은 아직 배터리가 남아 있는 휴대전화로 자기 생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이 순간을 영상으로 남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어제(8일)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방송은 한 시리아 소년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휴대전화로 찍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잔해더미 아래 갇힌 기분을 어떻게 묘사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보다시피 지금 여기는 잔해더미 아래입니다”라며 카메라를 돌려 주변을 보여줬고, 그 순간 잔해 부스러기가 머리 위로 쏟아져 내렸습니다.
이렇게 건물이 언제 무너져내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는 잔해더미 내부에 공간이 형성되면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습니다.
무너진 잔해더미 너머로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소년은 “두서넛의 다른 가족과 이웃들이 (저 너머에) 있어요”라면서 “신께서 우릴 돕기를 바랍니다”
또다시 화면이 흔들렸고, 소년이 “흔들리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장면과 함께 영상은 끝이 났습니다.
소년의 바람대로 그는 구사일생으로 구조됐고, 자신의 SNS에 이 영상을 올렸습니다.
한편 그의 다른 가족들도 살아남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