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 연구 종료 후 장례 절차 치러질 예정
벨기에 한 가정집 다락방에 워털루 전투 전사자로 추정되는 군인들의 유골이 40여 년간 방치돼 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희생된 군인 1만여명 대부분이 약탈에 취약한 공동묘지에 묻힌 까닭에 현재까지 유골이 발견된 건 단 2구뿐이었기에 고고학자들의 관심이 쏠린 상황입니다.
↑ 워털루 전투 전사자로 추정되는 유골/사진=역사학자 댄 스노우 트위터 캡처 |
25일(현지시각) CNN 보도에 따르면 역사학자들이 최근 연구를 통해 벨기에 현지 농부들이 유골 대부분을 파내 설탕 정제 업계에 팔아넘겼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벨기에 국가기록원 선임연구원 버나드 월킨에 따르면, 한 남성이 워털루 전장 인근 왈롱 플랑세누아에 위치한 자신의 집 다락방에 프로이센 유골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나폴레옹 시대 유물을 수집해오던 이 남성은 1980년께 한 친구에게 건설 현장에서 발견된 유골들을 선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작은 전시를 주관해오던 그였지만 유골 전시는 비윤리적이란 판단에 이들을 다락방에서 40여 년간 보관했다고 합니다.
보관하던 유골 중 두개골 1개는 지인에게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고고학자인 월킨은 유골들을 직접 확인한 뒤 "놀라움과 감동을 동시에 느꼈다"며 "일부 유골은 칼이나 총검으로 깊이 손상돼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분석 결과 다락방에 있던 유골은 최소 4명의 군인의 것으로, 함께 발견된 가죽과 단추, 최초 발굴지에 비춰 프로이센인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척추뼈를 비롯한 유골 곳곳의 상처는 칼을 사용하는 근거리 전투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윌킨의 작업을 돕는 독일 군사학자 롭 셰퍼는 "심각한 얼굴 외상을 입은 이 두개골은 그 시대가 실제 얼마나 폭력적이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밖에도 다락방 주인의 또 다른 친구 1명은 영국군 유골 4구를 별도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골은 현재 브뤼셀에 옮겨졌고, 고고학자 도미니크 보스케 등이 감식 작업 중입니다.
이번 유골 연구가 종료되면, 적절한 장례 절차가 치러질 예정입니다.
한편 유골에 DNA가 남아있을 확률은 20~30%로 만일 DNA 추출에 성공한다면 후손들에게 이 사실을 전달할 방침입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