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토의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 |
새해부터 캐나다에서 외국인의 주택 구매가 금지됩니다.
CBC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해외 법인이나 일반인 등 외국인의 주거용 부동산 구매가 2년간 금지됩니다.
새 시책은 지난 6월 하원이 주택난 해소 대책의 하나로 마련한 특별 법안으로 새해부터 발효됩니다.
주택 구매를 금지한 대상은 해외 법인이나 외국계 소유의 캐나다 법인, 또는 일반 외국인 등입니다.
그러나 근로 허가를 받은 외국인 근로자나 일정 요건을 갖춘 유학생, 난민 등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외교관이나 국제기구 직원 등도 예외 대상에 해당합니다.
또 인구 밀도가 낮은 벽지의 주택이나 휴양지의 별장 등에는 적용하지 않습니다.
외국 근로자나 유학생은 일정 기간 캐나다에 거주한 사람에 한해 한 채만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근로자의 경우 주택 구매 4년 전부터 3년 동안 근로 경력을 갖추어야 한다. 또 유학생은 주택 구매 이전 5년간 매년 244일 이상 캐나다에 체류해야 하며, 가격이 50만 캐나다달러(약 4억7천만원) 이상인 주택은 사지 못하도록 제한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휴양도시 안탈리아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이주민들의 주택 구매가 급증하면서 집값이 크게 올랐습니다. 급기야 지난달 주민 1만 3000여명이 외국인의 부동산 시장 진출을 막아 달라는 청원을 냈습니다.
청원자 중 한 명은 아파트 가격이 1년 만에 47만 5000리라(3230만원)에서 350만 리라(2억 3800만원)로 뛰었다며 외국인 주택 구입 규제를 주장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태국 정부가 경기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장기거주비자가 있는 외국인에게 방콕과 파타야의 주택용지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했지만 “태국인의 주택 소유 기회를 떨어뜨린다”는 여론에 지난해 11월 무기한 연기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나 일부 경제계에서는 새 시책이 실질적인 주택난 해소 대책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고 캐나다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실제 전체 주택 시장에서 비거주 외국인의 구매 비율이 낮은데다 시행 기간에 2년 시한을 둬 집값 안정에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양대 부동산 시장으로 꼽히는 밴쿠버와 토론토의 2020년 외국인 주택 구매 비율이 각각 6.2%와
이와 관련, 부동산 협회의 한 관계자는 "경제 정책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정책의 의미가 다분하다는 생각"이라며 "지난 수년간 집값 상승이 외국 자본의 투자·투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는 초저금리와 공급 부족이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박통일 기자 tong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