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폭설로 차에 갇혀 숨진 20대…'마지막 영상'은?

"무섭다"며 주변 눈보라 영상을 찍어 보내
테일러 어머니 "경찰은 크리스마스 오후까지 도착 안 해" 주장

미국 뉴욕주 북서부 버펄로를 강타한 폭설로 차에 갇혀 숨진 간호조무사 앤덜 테일러(22)가 가족에게 보낸 마지막 영상이 SNS상으로 퍼져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27일(현지시간) NBC 방송과 일간 뉴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테일러는 지난 23일 오후 차를 운전해 귀가하던 중 폭설로 고립되자 911에 전화를 걸어 구조 요청을 보냈지만, 극심한 악천후로 구조대가 현장에 제때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테일러는 왓츠앱 가족 채팅방에서 "무섭다"면서 더욱 거세지는 주변 눈보라의 영상을 찍어 가족에게 보냈습니다. 또 차 창문을 내리고 차 높이보다 눈이 더 높게 쌓여 있는 모습도 영상으로 보여 줬습니다.

이후 24일 0시경 그는 "잠을 자면서 조금 기다려보다가 정 아무도 오지 않으면 걸어서라도 탈출을 시도해보겠다"고 가족에게 보낸 문자가 마지막이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사는 그의 어머니(54)는 채팅 문자를 보내던 막내딸이 24일 아침에는 연락이 닿지 않자 버펄로 지역에 사는 다른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도움을 요청했고, 약 24시간 만에 1.3ｍ의 눈에 뒤덮인 도로 위에 세워진 차 안에서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테일러의 어머니는 시신이 발견된 후에도 차 안에 시신이 24시간 동안 추가로 방치됐다며 "경찰은 크리스마스 당일 오후 늦게까지 도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크리스마스에 그의 가족은 샬럿에 모였으나, 고인의 죽음을 슬퍼하는 자리가 됐습니다. 가족이 그를 위해 준비했던 선물은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에 포장된 그대로 놓여있었습니다.

고인의 언니(35)는 뉴욕타임스(NYT) 기자에게 "우는 날이었다"며 "우리는 온종일 울기만 했다"고 말했습니다.

가족들은 고인의 시신을 샬럿으로 옮겨 장례를 치릅니다.

한편 이날 오전 기준으로 크리스마스 연휴 미국을 강타한 겨울폭풍으로 인한 사망자가 60명을 넘어섰습니다. 버펄로 내 폭설 희생자는 모두 28명이 됐고, 버펄로가 포함된 이리카운티와 인접한 나이아가라카운티를 합쳐 30명 넘게 숨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 1.2ｍ가 넘는 눈이 쏟아진 버펄로에서는 자동차나 도로, 전기가 끊긴 자택 등에 갇혀 구조를 기다리던 주민들이 결국 사망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