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성당 결혼식만 보너스 지급" 법안 발의에 반발

↑ 은퇴한 이탈리아 여자 수영스타 페데리카 펠레그리니의 올해 8월 성당 결혼식 모습/사진=연합뉴스

이탈리아의 집권 연립 여당인 동맹(Lega)이 성당에서 결혼식을 열리면 최대 2만 유로(약 2천800만원)의 보너스를 주는 법안을 발의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도메니코 푸르쥴레 등 동맹 소속 의원 5명이 최근 하원에 발의한 이 법안은 '성당에서 결혼한 커플에게만 보너스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국민의 86%가 가톨릭 신자인 이탈리아에선 성당이 가장 보편적인 결혼식 장소지만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시청에서 가족들 위주의 간소한 결혼식을 선호하는 현상이 확산하면서 성당 결혼식은 줄어든 추세라고 합니다.

이에 푸르쥴레 의원 등이 발의한 이 법안은 성당 결혼식의 전통을 되살리기 위해 그 비용을 국가 차원에서 보조해 주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법안은 하원에 제출되자마자 야권의 반발에 부딪혔는데요, 특히 동성애 커플에게는 성당 결혼식의 문턱이 높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라는 비판도 제기 되었습니다.

논란이 거세지자 총리실에서도 제동을 걸고 푸르쥴레 의원도 결국 한발 물러섰는데요, 그는 "종교적인 결혼에 드는 비용을 고려해 결혼 장려 차원에서 내놓은 법안"이라며 "의회 토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모든 결혼식으로 보너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전개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탈리아에선 코로나19의 영향 등으로 결혼식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