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협력 영역 찾고 충돌 방지 책임 있어"
시진핑 "역사 거울 삼아 미래 향해 나아가야"
대만·북한 현안서는 근본적 입장차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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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4일(현지시간) 3시간여 진행된 첫 대면 회담에서 양국 간 긴장 격화가 충돌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소통과 원칙 마련 필요성에는 공감했습니다. 그러나 대만과 인권, 북핵, 경제 등 핵심 이슈를 두고서는 근본적인 입장차를 보이며 대립했습니다.
시진핑 "역사 거울 삼아 미래 향해 나아가야"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양국 간 경쟁이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차이를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기후변화, 식량 부족 등 문제에서 양국의 책임 있는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두 나라의 지도자로서 중국과 미국이 차이점을 해결해 가면서 경쟁이 충돌 양상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우리의 상호 협력을 요구하는 긴급한 글로벌 현안들에 대해 협력할 방안을 강구해 나갈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시 주석은 “역사는 최고의 교과서”라며 “우리는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두 정상은 그러나 미중 갈등을 촉발시켰던 대만 문제를 두고서는 여전한 입장 차이를 확인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강압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이 국제적 번영을 위험에 빠트리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훼손한다면서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또 "일방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고 강조한 뒤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재확인했습니다.
이에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라면서 "중·미 관계에서 넘으면 안 되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사람은 중국의 근본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중국 인민들은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두 정상은 북핵 문제에도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 등 도발 저지를 위한 ‘중국 역할론’을 제기했고, 시진핑 주석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북한을 통제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시 주석에게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반해 시 주석은 대북 영향력 행사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즉답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측 회담 결과 발표문에도 ‘북한’이나 '북핵' 등의 문구가 전혀 들어 있지 않아 미중이 북핵 문제를 두고 미묘한 온도차가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도발에 대한 상응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으면서 향후 북한의 추가 도발이 양국 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박통일 / tong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