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산타테클라 묘지에서 한 수감자가 갱단 'MS-13' 조직원의 무덤 묘비를 부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엘살바도르가 폭력조직 흔적을 없애기 위해 갱단 무덤까지 철거하고 나섰습니다.
3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교정국에 따르면 정부는 수감자를 동원해 이번 주부터 전국에 있는 공동묘지에서 갱단 무덤 묘비를 부수고 망자 신원을 확인할 수 없도록 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콘크리트와 벽돌을 파괴하기 위해 커다란 망치와 쇠 지렛대를 손에 든 수감자들은 지난 1일 수도 산살바도르 인근 라리베르타드주 산타테클라의 공동묘지에서 마라 살바트루차 갱단원들의 무덤 묘비를 제거했습니다. 'MS-13'으로도 알려진 이 조직은 폭력으로 악명 높은 잔인한 갱단 중 하나입니다.
1980년대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한 이민자를 중심으로 결성한 MS-13은 미국을 비롯한 북중미에서 주로 활동하며 마체테(도검) 등의 도구로 잔혹한 살인·시신 오욕(훼손)·납치·인신매매 등의 범행을 저질러 왔습니다. 2012년 미국 정부는 이 조직을 '초국가적 범죄 조직'으로 지정했습니다.
인근 콜론에서도 수감자들이 비슷한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이날 하루 철거된 묘비는 80여개입니다. 현지 매체인 엘살바도르닷컴은 중남미 최대 전통 행사인 '망자의 날'을 맞아 대대적으로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오시리스 루나 메사 법무부 차관은 "어떤 폭력조직원도 인정받을 가치가 없기 때문에 무덤을 없애 버리고 있는 것"이라며 "이 나라에선 갱단이 발붙일 곳
이번 조처는 나이브 부켈레(41) 대통령의 역점 사업 중 하나입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만연한 폭력 행위 단속을 위해 지난 3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영장 없이도 갱단원을 구금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비상사태 체제는 여당이 다수당인 국회에서 7차례 연장돼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