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정부 관리 "퇴거는 월드컵과 관련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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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타르 월드컵 건설 현장 노동자들 / 사진=가디언 갈무리 |
카타르 정부가 월드컵을 앞두고 수도 도하의 월드컵 관광객 숙박 지역 인근 아파트에 머물던 외국인 노동자 수천 명을 사전 통보 없이 강제 퇴거시키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어제(현지 시각) 보도했습니다.
쫓겨난 노동자들은 카타르 당국이 갑자기 자신들이 살던던 아파트 10여 동을 비우게 하고 폐쇄했다고 로이터에 전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아시아, 아프리카 출신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노동자는 주변에서 노숙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이들은 26일 밤 당국이 갑자기 1,200여 명이 사는 도하의 알만수라 지역 한 건물의 주민들에게 2시간 안에 집을 비우라고 통보한 뒤 남아 있던 거주자들을 몰아내고 건물 문을 잠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주로 숙소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소규모 건설사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로 알려졌으며 노동자들이 쫓겨난 지역에서는 실제 10동 이상의 건물이 비어 있고 일부는 전기가 차단됐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이 건물들은 대부분 카타르 정부가 월드컵 방문자들에게 숙소를 임대하기로 한 지역과 가까우며 월드컵 조직위 웹사이트는 알만수라 지역 아파트를 하루 240~420달러(34만~60만 원)에 임대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카타르 정부의 한 관리는 "이들의 퇴거는 오랫동안 진행해온 종합적인 도하 지역 개편작업에 따른 것"이라며 "월드컵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어 "그들은 모두 안전하고 적절한 숙소에 재수용되고 있으며, 퇴거 요구는 적절한 통보 절차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카타르는 인구 300만 명 중 85% 정도가 외국인 노동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월드컵 경기장을 짓는 과정에서도 외국인 노동자 6,700여 명이 숨지는 등 카타르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가혹한 처우와 억압적 사회법 등으로 국제사회의 눈총을 받아왔습니다.
중동 외국인 노동자 인권운동 단체인 '이주자 권리 프로젝트'의 바니 사라스와티 국장은 "이는 현 카타르를 값싼 노동력이 만들었다는 것을 숨긴 채 호화롭고 부유한 겉모습만 보이려 하는 것"이라며 "사전 통보도 없이 퇴거를 진행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비인간적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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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사인 / 사진=연합뉴스 |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