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일 만에 총리직을 사임한 리즈 트러스 총리 뒤를 이어 영국 신임 총리로 내정된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의 과거 일화가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25일 사용자가 3억9000만명에 달하는 왓츠앱 인도인 커뮤니티에는 인도계로는 처음으로 영국 총리가 된 그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소개됐다.
이중 지난 3월 한 주유소에서 빨간색 기아 소형차를 주유하고 있는 일화와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이 사진에 등장한 차량은 기아차 리오다.
하지만 이 차의 소유주가 주유소 직원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그가 서민적인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연출 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자산이 1조원이나 되는 '금수저' 정치인인 그가 굳이 소형차를 몰고 다닐리 없다는 것이 이유다.
실제 사촌 관계인 두 인도 남성은 왓츠앱 대화에서 한 남성이 "그(수낵)가 정말 기아차를 탈까?"라고 묻자 다른 남성이 "물론 아니지"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 사진은 당시 유가가 내려간 것을 홍보하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실제 업무용 차량으로 재규어를 타고 다닌다.
또한 수낵 내정자는 과거 보수당 의원들에게 "가난한 도시지역에서 공공자금을 빼서 부유한 도시를 돕는 데 돌렸다"고 자랑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도 화제다. 그는 이 동영상에서 "우리는 노동당에서 몇 가지 공식을 물려받았다. 그들은 자금을 몽땅 가난한 도시지역에 쏟아부었다"고 지적한 뒤 자신이 재무장관으로서 그 정책들을 다 뒤집었다고 자랑했다.
이 외에도 편의점에서 콜라 한 캔을 마시고 계산대에서 값을 지불하기 위해 바코드 판독기에 신용카드를 대는 모습도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인도인 커뮤니티에선 감격과 축하의 메시지가 이어졌지만 그가 의사당에 있는 다른 백인들과 마찬가지로 호화롭고 부유한 엘리트일 뿐이라는 반응도 있다.
인도계 이민자 가정출신으로 의사 아버지와 약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수낵 내정자는 영국 최고 명문 사립고교와 옥스퍼드대, 미국 스탠퍼드대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이후 금융계로 진출한 그는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를 거쳐 해지펀드 파트너로 근무했다. 재산도 엄청나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영국 부자 명단에서 수낵 전 장관 부부는 7억3000만파운드(1조1900억원)로 222위에 올랐다
스탠퍼드대 시절 만난 아내 아크샤타 무르티는 아웃소싱 대기업 인포시스를 창업한 '억만장자' 인도인인 나라야나 무르타의 딸이기 때문이다. 실제 수낵 전 장관이 신고한 자산 대부분은 부인이 보유한 인포시스 지분이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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