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이후 하락하던 미국 디젤 가격이 이달 둘째 주부터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 가운데, 지난 17일 기준 디젤 가격은 갤런당 4.8달러로 전년 대비 87%, 연초 대비 105% 상승했다. 미국 정제설비 감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감소의 구조적 공급요인, 미국의 지역적 수요 요인까지 겹치면서 미국 디젤 가격 강세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주간 디젤 소매가격 최근 반등
이에 대해 국제 원자재 시장정보 분석 전문 연구기관인 코리아PDS의 문창훈 책임연구원은 최신 연구보고서에서 "겨울철을 앞두고 부족한 증류 연료유 재고 학보가 쉽지 않아 디젤 가격 상승이 올겨울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10월 7일 기준 미국 증류 연료유 재고량은 1억 600만 배럴로 지난 5월 6일 기록한 1억 400만배럴 이후 최저치이며, 2008년 4월에 기록한 1억 470만 배럴 이후 최저치"라고 설명했다.
문 책임연구원은 "미국 증류 연료유 재고 감소는 정제 Capa 축소와 코로나 이후 급격한 수요 회복, 그리고 러-우전쟁으로 인한 유럽지역의 등·경유의 타이트한 재고수준에 기인한다"며 "미국은 2008년부터 증류 연료유 순 수출 국가로 전환된 이후 2021년 3월부터 순수출 규모가 확대되며 전반적인 Capa가 제한되며 수급상황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러-우 전쟁 이후 유럽은 재고확보를 위해 미국에서 수입을 늘리고는 있으나 제한된 Capa로 유럽에 공급량을 크게 늘리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국 증류연료유 재고량, 2008월 4월 수준까지 하락
보고서에서는 미국 증류연료유가 '디젤+난방유+전력 생산연료유'를 포함한 것이다. 2020년 기준 디젤을 주로 사용하는 On-Highway(자동차, 트럭, 버스 등)에 사용된 비중이 70%에 달할 정도로 미국 디젤 가격의 상승은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만일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로 수출을 금지할 경우 증류 연료유 수출이 많이 되는 남미 인접국가의 디젤 가격이 상승하며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문 책임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에서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7.4%인데, 여름철은 드라이빙 시즌 수요로 휘발유 가
격에 따른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겨울철은 난방 수요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대비 다소 추운 겨울로 난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국 에너지 가격의 상승은 미국 물가지수를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덕식 기자]